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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쇠고기 재협상 바라는 텍사스 한인들 목소리

또바기1957 2008. 6. 15. 18:19
미 쇠고기 재협상 바라는 텍사스 한인들 목소리
달라스 1인 촛불시위·휴스턴 한인회 텍사스 축산협회에 서한·어스틴 촛불집회 개최
DATE 08-06-12 18:54
한국에서 미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주장하는 촛불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한국 정부와 여당도 민심을 받아들여 미국과의 추가협상을 타진하고 있는 가운데, 텍사스에서도 달라스, 휴스턴, 그리고 어스틴 등 주요 도시에서 한인들이 미 쇠고기 수입 협약에 관한 재협상 또는 추가협상을 촉구하기 시작했다. 
달라스에서는 코마트 앞에서 신기해 씨(34)가 지난 6일(금) 오후 6시에서 8시30분까지, 7일(토) 오전 11시에서 1시까지,  8일(일), 그리고 10일(화) 4일간 일인 촛불시위를 벌이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했다.
신기해 씨는 “미국과 세계의 각 도시에서 연이어 촛불 집회가 벌어지고 있는데, 달라스에서 저라도 안하면 역사에 누가 될 것 같아서 나왔다”고 일인시위를 하기로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신기해 씨는 “이번 미 쇠고기 수입 결정은 좌우를 막론하고 국민 건강과 검역주권에 대한 문제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이하 FTA)에서 얻는 것이 크다고 해도 국민의 건강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또한 한국 정부가 비굴하게 나오면 미 정부도 해외 한인들을 무시할 것이다”라고 한미간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했다.    
휴스턴 한인회 미국 측에 서한
휴스턴에서는 김수명 휴스턴 한인회장이 지난 11일(수) 텍사스 축산협회(Texas Cattle Feeders Association)를 비롯, 캘리포니아, 알칸사 등에 서한을 보내 미 축산업체들이 한국에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 수출을 하지 않겠다고 보증할 것을 요구했다.
김수명 회장은 “한국 정부가 촛불시위를 통해 드러난 민의를 수용해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현 상황에서 재미 한인단체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텍사스에서 미국에 공급하는 쇠고기는 전체의 30퍼센트를 차지한다. 미국의 축산업체들이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를 수출하지 않겠다고 말하면 한국 정부가 미국과 교섭을 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미 단체에 대한 직접 행동을 취한 배경을 설명했다.
김수명 회장은 “앞으로도 상황에 따라 재미 동포들의 입장을 대변해 적절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스틴에서는 지난 6일(금) 유학생과 교민 13명이 텍사스 대학교 캠퍼스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관련기사 참조). 
미주 총연, 달라스 한인회 입장
한편 미주 총연과 달라스 한인회는 재미 한인이 재협상 요구에 동참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김승리 미주총연 회장은 재협상 요구가 FTA에 미칠 여파를 우려했다.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 외교통상 마찰을 직접적으로 야기할 우려가 있고, 그러다보면 FTA의 미 의회통과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결국 한국에게는 손해를 끼치는 것이다. 따라서 재협상을 요구하기 보다는 민간이 자율적으로 규제하되, 미국 정부가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출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장해야한다.”
김호 달라스 한인회장도 미국에서 살고 있는 재미 동포의 입장에서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쇠고기 문제가 나라를 흔들 정도로 중요한가? 특히 재미 동포들이 미국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자기 본분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미국으로 시집을 온 사람이 친정을 도와줄 수는 없는 것이다. 이곳에서 시민권을 취득해 사는 사람들이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는 매국노가 되는 것이다. 또한 재미 동포가 나서서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에는 미국인들이 한인들을 보는 시선을 고려할 때 스스로에게도 잃는 것이 많다.”
달라스에서 이명박 지지모임 대표를 역임한 바 있는 김종렬 전직 한인회장은 한국인들의 입장에 심정적으로는 동조하지만 미국에 사는 이상 집단행동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에 살고 있지만 한인으로서 한국이 잘 되기를 바란다. 지금의 상황은 한국인들의 자기 생각을 요구하고 정부에서는 그 요구를 받아들이는 경우다. 미국 동포로서 고국의 입장을 이해는 하지만 이곳에 사는 이상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사람들의 의견을 집약해 미국에 대한 재협상 요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지 봐야한다.”
  
미국에 탄원서 내자는 움직임도
텍사스에서 쇠고기 수입 문제를 논하는 한인들의 목소리가 높아감에 따라 미 정부에 재협상이나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금지를 요구하는 직접 행동에 동조하는 이들도 늘어가고 있다.
뉴스코리아의 조은영 기획실장은 “한인들이 미 정부나 정치인들 또는 단체에 직접 탄원서를 내고자 하는 경우 뉴스코리아에서 탄원서를 접수해 일괄적으로 보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탄원서 접수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조은영 기획실장(972-241-9111)으로 문의할 수 있다.
달라스 한미 연합회의 전영주 부이사장도 “현재 한미연합회 차원의 움직임은 없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한인으로서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의 요구는 문제가 있는 것을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한인도 해야 할 이야기는 해야 한다”고 미국에 대해 재협상을 촉구하는 것에 동참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글_윤종한 기자/ 사진_이래형·윤종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