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사람들에게 멸시와 조롱을 당하면서 살아가던 D는
10개월쯤 지난 어느날에서야 드디어 새 삶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술 취하면 그녀에게 전화하던 버릇과도 결별했고,
마침 새로 만난 여자와 연애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이런 변화는 '뒤끝 안좋음의 궁극은 무엇일까'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던 주위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D는 막상 새로 사귄 여자친구와는 몇달 되지않아 헤어졌다.
정말 인간이 변한건지, 얼마 사귀지 않아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엔 아무 우스꽝스러운 짓을 하지 않고 깔끔하게 끝낸 모습이었다.
자신은 새로 태어났다고 생각하며 뿌듯해하던 D에게 어느날,
이번에 헤어진 그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참고로 그녀는 경품을 취급하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으며,
D와 사귈 때 그에게 플레이스테이션 2를 경품으로 받게 해주는 비리를 저질렀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에게 그 플스 2 를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달라는 거 안 주는 치사한 놈이 되기 싫었던 D.
헤어진지 한달이 넘은 어느 따뜻한 봄날,
플스 2를 들고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집 앞에 도착해서 전화하자 그녀는 '경비실에 놓고 가'라는 차가운 대사를 던졌다.
그는 짜증과 착잡함의 혼재 속에서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갔다.
그날, D는 위의 그 존경하는 선배를 불러
재밌는 얘기가 생겼으니 술 사라고 수작을 부렸다.
그리고 자신의 이 얘기를 팔아먹으며 공짜술에 취했다.
난 연애 너저분하게 끝나는 팔자인가봐요.
이번엔 그래도 내탓은 아니죠?
그렇다고 말해줘요 형.
주정을 시작하려는 D를 착잡하게 바라보던 선배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지꺼라고 믿었던 플스 2를 뺏긴 게 괴로운거겠지... 띠밸름!...
새 삶을 살아보려 노력하던 D는 저 일 이후로 다시 원상복구 되었습니다.
얼마 전엔 술 취해서 여자들한테 전화하다가 핸드폰까지 잃어버렸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그를 통해 이 시대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
'애틋한 미련'에 대해 가끔 생각해보곤 합니다.
음 이런, 쿨하지 못하게 후설이 길어지려하는군요.
이상 '뒤끝 안좋은 남자' D의 선배, 또바기였습니다.
다음 번 '[비아그라] E 군의 이야기'로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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