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레이디 석달째 한결같은 행보..'언제나 친절한 정숙씨'
이설 입력 2017.08.01. 13:40
문 밖 민원인에 식사 챙기고
수해현장 선 고무장갑 척척
약속 잊지 않고 기업 재방문
손편지 응원 초등생과 합창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일머리를 아는 분이었다. 그냥 하라는 대로 하는 게 아니라 일을 진두지휘했다."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충북 청주 지역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함께 한 주민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시간당 90㎜의 많은 비로 큰 피해를 입은 충북 청주 상당구 미원면 운암2리 청석골 마을을 찾은 김 여사는
이날 분홍색 고무장갑을 끼고 부상당한 중지와 약지를 밴드로 고정시킨 채 복구 작업에 몰두했다.
진흙이 묻은 가재도구를 부지런히 나르고 물에 젖어 솜이 망가진 이불 등을 건조하면서
약 4시간의 복구 작업을 마쳤다.
함께 한 봉사자들에게는 자신이 준비해 간 수박과 음료수 등을 나눠줬다.
김 여사는 이웃집 물을 먼저 빼도록 양보하다가
정작 자신의 집은 못 지킨 주민들의 사연을 듣고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김 여사는 권위를 내려놓은 소탈함으로 문 대통령의 임기 초반부터 주목을 받았다.
청와대로 이사하던 첫날 사저 앞을 지키고 있던 민원인에게 먼저 다가간 일화는 유명하다.
평상복에 조끼를 입고 스카프를 걸친 모습이었다.
김 여사는
"몰라 몰라. 자세한 얘기는 모르겠고, 배가 고프다는 얘기를 듣고서는 (나왔다).
나도 지금 밥 먹으려고 했는데, 들어가서 라면 하나 끓여 드시라"며
그의 손을 잡고 집안으로 들였다.
사저에 들어갔다 나온 민원인은
"(김 여사가) 이야기를 들어줬고 밥까지 얻어먹었으니 됐다. 이제 안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부터 김 여사는 '친절한 정숙씨'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 여사의 소탈함은 진정성으로 통한다.
수해복구에 참여했던 김 여사가 지난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 때
낙과로 만든 화채를 대접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수해지역의 주민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한 번의 봉사활동으로 그치지 않았다는 인상을 줬다.
대통령의 부인이 수해현장을 찾아 복구 작업을 도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인 육영수 여사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수해지역에 구호물품을 전달한 경우는 있었다.
지난 5월엔 전교생 457명이 문 대통령 부부에게 응원의 손편지를 보낸 데 화답하기 위해
전주교대 군산부설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어린이들이 행복한 나라 그리고 여러분 가족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도록
대통령 할아버지와 제가 열심히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단순한 격려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과 합창 공연을 함께 했다.
이처럼 진심 어린 행동 덕에 김 여사는 '보여주기 식 행보'라는 비판을 비껴간다.
한번 한 약속도 빠트리지 않고 꼼꼼하게 챙기는 스타일이다.
김 여사는 지난 4일 18대 대선 기간 중 방문했던 사회적기업 누야하우스를 다시 찾았다.
누야하우스는 직업훈련을 통해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곳이다.
김 여사는 대선 기간 중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했고 영부인이 된 후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김 여사는 "여러분이 만든 예쁜 제품이 우리 사회를 보다 아름답게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격려를 잊지 않았다.
대표 등 기업관계자들에게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근로자 평균 임금이 증가하는 등
근로자들과 함께 성장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인사를 건넸다.
김 여사는 주로 비공개로 외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인과 SNS 등을 통해 그 행적이 알려지곤 한다.
그 덕분에 미담 효과는 배가 된다.
김 여사는 첫 개인 비공개 활동으로 연극 '이등병의 엄마'를 관람했다.
제작자이자 인권운동가인 고상만 씨가 앞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공식적으로 김 여사를 초청했기 때문이다.
고 씨는 "같은 엄마의 심정으로 고통 받고 힘겹게 살아가는
엄마들의 손을 한 번만이라도 잡아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초청 취지를 밝혔다.
김 여사는 연극을 관람하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고 씨는 자신의 SNS에 "청와대에서 네 분이 연극을 관람하러 왔는데,
그 중 3번 째 앉은 분이 유독 눈물을 많이 흘리셨다.
나중에서야 그분이 영부인임을 알았다"고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의 공백을 메우는 데서 시작했던 김 여사의 행보는
이제 '김 여사만이 할 수 있는 일정'들이 됐다.
19대 대선 당시 붙여진 '호남 특보' 별명이 대표적 사례다.
김 여사는 지난해 20대 총선 이후 문 대통령에게 싸늘해진
호남 여론을 다독이기 위해 꾸준히 이 지역을 찾았다.
문 대통령에 대해 돌아섰던 호남 민심을 되찾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지난 5월 청와대의 5당 원내대표 초청 회동에서는 감사의 손편지와 함께
직접 만든 인삼정과를 전달해 화제를 모았다.
문 대통령과 동행한 첫 해외순방에서는 '패션외교'로 이목을 끌었다.
김 여사는 자신이 입고 있던 전통 누빔옷에 호감을 표한 토머스 하버드 전 주한미국대사 부인에게
그 자리에서 옷을 벗어 선물하기도 했다.
전례가 없는 파격 행보였다.
지난달엔 문 대통령 대신 청와대 앞길 개방행사에 참여해 직접 시민들을 만나기도 했다.
최고 통치권자의 아내를 관례상 영부인(令夫人)이라 부른다.
하지만 김 여사는 자신을 영부인이 아닌 '여사'로 불러달라고 말하며 그만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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