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진태(재선·강원 춘천) 의원은 24일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 과정과 관련해
"주 4회 재판은 과하지 않느냐", "전직 대통령이 간첩보다 못한 존재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실시한 문무일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통(박 전 대통령) 재판, 주 4회 재판인데 너무 과하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문 후보자는 "재판부에서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어렵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재판부의 일에 대해 제가 의견을 말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그런 식으로 (답변)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문 후보자가) 한 개인으로서 어떤 심성을 갖고 있는지,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를 봐야 우리가 뭘 판단할 것 아니냐"고 면박을 줬다.
전국에 생중계되는 이날 청문회에서는 '검찰개혁'에 대한 문 후보자의 의지 여부가 최대 검증과제였다.
그러나 김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박근혜 재판'의 공판 주기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문 후보자에게 검찰총장의 직무관련성과 거리가 먼 사안에 대한
답변을 내놓으라고 느닷없이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문 후보자가 '소관사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계속 유지하자
김 의원은 "만약 간첩사건에서 간첩을 재판하는데 일주일에 4번 재판한다면 어떻겠느냐.
우리나라의 그 많은 좌파단체들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아마 간첩을 일주일에 한두 번씩만 재판해도 '인권 침해다',
'사법살인이다'라며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그럼 전직 대통령은 그 간첩보다 못한 존재냐"고 황당한 질문을 이어갔다.
문 후보자는 어안이 벙벙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김 의원을 쳐다만 볼 뿐이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대답도 소신껏 시원하게 못하느냐"며
"이건 사람으로서 할 수가 없는 거다. 나 같으면 아마 이 재판 도저히 받을 수 없다고
어디 그냥 쓰러져 드러누웠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대법원이 박 전 대통령 재판을 비롯한 주요 하급심 재판의
TV 생중계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문 후보자의 의견을 요구했다.
그러나 문 후보자는
"재판부에서 결정하는 일을 후보자 자격에서 일일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답변을 유지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이게 지금 '21세기 인민재판'이 아니고 뭐냐"며
"이거 너무 잔인한 것 아니냐. 전직 대통령이 주 4회 재판을 해서 실신할 정도인데,
그걸 생중계까지 하겠다고 하고. 너무 잔인한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양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