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대야 오래 산다](19)/˚♡。─일상다반사

카악~ 퉷!!

또바기1957 2016. 6. 12. 10:49

 

 

뜨겁습니다, 며칠째 계속.
봄이다 싶었는데 느닷없이 찾아온 여름의 무게가 유난히 무겁게 느껴지는 날,

아침부터 새들도 조용하게 있는 그런 날,

한낮의 뜨거운 더위가 찾아온 거리를 피해 카페는 북적거리고 저는 다시 도시락을 엽니다.

그래도 커피는 뜨겁게 마셔야 제 맛이고,

쌉사래한 커피가 담고 있는 카페인의 힘은 오후의 거리를 걷는 제게 다시 생기를 불어넣어 줄 것입니다.

언제나처럼 기사를 흝습니다.

윤창중. 그가 다시 돌아왔다는 기사를 읽으며 피식 웃습니다.

그가 블로그에 글을 써서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고 언론에 독설을 뿜어냈다는 걸 보고

어디 뭐라고 써 놓았나 한번 가 보았습니다.

 

괜히 갔다 싶었습니다.

쓰레기. 그 자신이 원래 기레기였다는 것을 부정하는 듯 언론에 대해 욕을 써 놓았더군요.

글쎄요. 그가 자신이 한 짓에 대해 당한 그 기사,

전엔 그가 김대중 노무현에게 그것보다 더 한 짓을 했다는 것은 이미 잊어버렸다는 거겠지요.

자신의 공소시효가 지난 것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는 것인 양 떠드는 부분에선 이렇게 이야기해 주고 싶더군요.

"지금, 너 때문에 정신적 충격을 입은 그 아가씨와 대질 시켜 줄까?"

아, 아니군요. 그 아가씨가 이 '줄물떡 옹'을 다시 보고 느껴야 할

감정 상태가 어떻게 될 건가를 생각해보면 그건 모진 짓입니다.

아무튼, 지난 몇년간 이 관종이 자신이 글이라고 써갈기는 쓰레기를

세상에 보여주지 못해 참 갑갑했었나보다 하는 생각은 분명하게 들었습니다.

그때 자기가 잘못이 없었다고 우기는 것,

저는 솔직히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물론 그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가 살아온 그들의 세상, 돈 있고 권력 있으면 별 짓 다하는 것에 대해

제대로 처벌할 수 없는 것에 익숙해진 세상,

힘 있는 사람들에게 굽히고 아부하며 그 권력의 찌그레기를 가지고 다시 온갖 갑질을 가하는 것이

가능한 세상의 원칙에선 얼마든지 이런 행패를 부리고도 눈 감아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할만하다는 거지요.

 

그런 면에서 그는 억울할 겁니다.

그가 한 짓거리보다 훨씬 더 더럽고 음탕한 패악질들도

결코 이 정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비난받진 못했었을 거니까.

그런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찌질이 하나가,

하필이면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사고를 치고 나서 한 행동은

미국에서 제 짐도 챙기지 못하고 한국으로 튀는 거였습니다.

 

당당했으면 남아서 조사 받았으면 될 일입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몇년간을 숨어서 지내다가, 이제 다시 세상으로 나오겠다고,

그것도 글 처음엔 자기 아내의 여성으로서의 부끄러움을 다 끄집어내면서 망각에 기대어 세상으로 나오겠다고 하는 게,

지금 한국이라는 나라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합니다.

고 장자연 배우는 자기에게 가해진 부끄럽고 참담한 일을 꺼내놓기 위해 자기의 목숨을 내 놓아야 했습니다.

그래도 진실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바로 얼마 전, 신안 흑산도 섬마을에서도 여선생님을 상대로 마을 사람들이 몹쓸 짓을 했습니다.

이 사건을 선생님은 용기있게 알렸습니다.

그러나 그 학교에서는 이 사건을 감추려 했다는 정황들이 나오고 있다는 뉴스가 들립니다.

 

사회가 약자에 대해 배려하지 않고, 힘 있는 사람에게 비굴할 때 이런 일들이 더 생기기 마련입니다.

일제에 부역한 자들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던 것의 후과는 이리도 큽니다.

결국 정의가 바로 세워지는 사회, 정치는 그 과정이어야 합니다.

아무리 정치가 더럽고 지긋지긋하다고 해도,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정치에서 나옵니다.

정치에 대한 관심을 모든 사람들이 가져야만 우리는 이런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런 '시부당나구'가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다가 꾸물꾸물 기어나오는 꼴도 보지 않을 수 있을 겁니다.

아, 이 글 쓰려고 윤창중 사진을 찾아 검색하려 했더니 변희재 사진이 자꾸 같이 뜹니다.

한번 구글링 해 보시길. 도대체 왜 그런건지는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