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대야 오래 산다](19)/˚♡。--낚시이야기

2016년 3월 26~27일(토, 일요일)

또바기1957 2016. 4. 16. 10:21




길가 노란 개나리꽃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붕어낚시꾼이라면 누구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계절인데 
야속하게 주중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그렇다고 크게 달라질 일은 없습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도시락 싸들고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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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권을 향해갑니다. 

서둘러 나섰는데 
졸음쉼터에서 잠시 눈을 붙였더니 어느새 날이 밝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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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목적지 중왕리수로. 

물보다 늘어선 차들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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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다리에서 상류쪽으로 좌안초입입니다. 

이렇게 가까이 자리잡고 낚시하는 것으로 봐서 
일행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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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방법으로 
포인트를 개척하셨네요. 

좁은 포인트를 여러분이 쪼개서 
알뜰하게 공략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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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다리에서 본 하류쪽 모습. 

빈자리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 넓은 곳에 과연 그럴까 믿어지지 않았는데.. 

정말 빈 자리가 없습니다. 

그만큼 잘 나와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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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다리에서 하류를 보고 우안 첫자리에서 
한 수 낚아내시네요. 

낚시터에 도착해서 이런 모습 보면 
전투력이 급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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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다리 근처에 있는 쪽수로 입구입니다. 

이곳에도 많은 분들이 자리잡고 
아침햇살을 받으며 낚시를 즐기고 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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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낚시를 하려고 찾아온 중왕리 샛수로입니다. 

서산권으로 붕어낚시를 가면 가끔 보게되는 
노란 학원차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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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에 와서 주무시고 
이른 시간인데 열심히 낚시 중 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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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색은 참 맑습니다. 

붕어낚시 하기에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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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에 햇살이 퍼지고, 
수심 확인하고 미끼달아 한 대 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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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건너편 조사님 하시는 말씀, 
'일주일 동안 이 쪽수로 전체가 꽝이여~' 

그래도 나에게 만큼은 왠지 붕어가 찾아줄 것 같은 느낌! 
사실 그 착각 덕에 낚시를 계속하는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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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를 다 폈는데, 
몇 번 뵌적있는 현지 조사님 오셔서 

'지난 주에 여기서 대박났는데...한 발 늦었네요' 라며 
친절하게 잘 나온 수초 구멍을 하나하나 짚어주십니다. 

그런데 그 구멍은 피해서 넣는 어깃장! 

고집도 아니고, 
자존심도 아니고, 
자만심도 아니고, 

남이 들이댄 구멍에는 안 넣는다!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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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 현지 조사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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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차 조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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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로 현지 조사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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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시울질을 하자 
찌를 슬금슬금 가져가는 입질에 챔질해 보지만 
바늘걸림 실패! 

다시 넣자마자 거칠게 쭈~욱 가져가는 입질에... 
배스! 

(시울질:물고기의 식욕을 돋우기 위해 줄에 달린 미끼를 움직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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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부지런히 옮기고 
시울질도 열심히 해보지만 입질 소식이 없습니다. 

쪽수로의 다섯명 모두 말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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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시쯤 깜박이다가 
근사하게 올리는 입질에...다시 배스. 

크기라도 좀 크던지. 

아니다 싶어 
염두에 두고있던 2차전 장소 대호만 샛수로로 가려고 짐 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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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런... 

짐 다 쌌는데 
노란차 조사님 허릿급 붕어를 낚네요. 

잠시 흔들립니다. 

가?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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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만 샛수로 가는 길에 
노란꽃이 차를 멈추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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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모르지만 
이쁘고, 

아직 찬 날씨에 핀 꽃이 
애틋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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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나 물이 있는 곳에는 
차가 있습니다. 

겨우내 기다려 
설레는 마음으로 첫 붕어낚시를 나온 분들이겠죠. 

기대에 맞는 조과가 있어야 할 텐데.. 
여건이 썩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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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50Cm. 
던질낚시는 어려운 작은 쪽수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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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펴고 앉아 1시간쯤 지났는데 
멀리 지나가는 분들 하시는 말소리가 들립니다. 

'어...여기서도 낚시를하네' 
'여기는 쩔어서 고기 없어' 
'그러게' 
'뭐...자기만의 생각이 있겠지' 
'생각은 무슨...' 

난감합니다. 

뭐지? 
정말 붕어 없는걸까? 
저분들 여기 자주와서 잘 아나? 
완전 새 되는거 아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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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점심 먹고 생각하기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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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를 떠나는 분. 
기대감을 한 가방 둘러메고 오시는 분. 
지나며 관망하시는 분. 

분주한 오후 시간이 흐릅니다. 

부들찌든 곳에 찌 세우고 있자니 
정신나가 보이는지 아무도 말을 걸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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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에 담은 꿈은 다르지만, 
다들 물가로 걸어 들어가 풍경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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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없이 옮겨 보지만 
오후내내 단 한번의 입질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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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은 밤에 다른 수로에서 던질낚시를 하려 했는데, 
부들이 빽빽한 쪽수로 끝에 둠벙처럼 열린 곳이 있어 
간단히 잛은대 다섯대를 펴고 눌러앉습니다. 

아...여기 붕어 없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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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수로쪽에서 2박하신 분에게 여쭤보니 
해질녘 잠깐, 아침에 잠깐 입질이 있더라고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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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잡고 있는 중에 
맞은 편에 오신 노 조사님. 

수초사이에 들낚시 한 대 넣으시고, 
달콤한 낮잠에 빠지셨습니다. 

진정한 붕어낚시 고수의 풍모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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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에 어르신이 낚시하고 계셔서 
조용조용 큰 줄기만 꺽고 자리를 폈습니다. 

'소란하게해서 죄송합니다'고 했더니 
손을 저의며 
'괜찮아!' 

시크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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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가 거미줄처럼 얽혀있어 
여기저기 출조하신 분들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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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질이 없으니 
돌아다니는 분들이 더 많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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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도 못했는데... 
그림자만 길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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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이 입질 절정 이라니, 
좀 이른 시간에 저녁식사 준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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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챙겨준 된장찌개 거리에 
물붓고 끓이는게 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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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텐트 어깨를 짚고 
서산 마루를 넘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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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하고, 
느슨하던 오후 시간과 달리 
분주함이 느껴집니다. 

식사를 마친 꾼들이 
숙련된 기민한 손놀림으로 밤낚시를 준비 중입니다. 

멀리 떨어져있지만 
긴 낚싯대의 움직임 만으로도 
각자의 동작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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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서산에 걸리는 시간 
찌에 작은 움직임이 시작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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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찌 움직임에서 이미 짐작했지만 
내친구! 
블루길 군입니다. 

이녀석을 만나고 나니 
서글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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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바닥에 패대기쳐질 블루길군의 운명 때문이 아니라, 
첫 입질과 생명체가 반가운 
자신에게 서글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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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자취를 감추자, 
어둠이 노을을 밀어내며 빠르게 영토를 넓혀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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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아직 제 빛을 찾지 못하고 흐릿한 찌불이 
천천히 솟는가 싶더니 수초를 향해 미끄러지듯 옆걸음치는 것을 챔질! 

묵직한 붕어가 수초를 한가득 감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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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無尺) 이니 지족(知足) 

자가 없으니, 
분수껏 헤아려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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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보내고 돌아서는데 
아찍 찌불도 달지 못한 찌가 솟구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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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있다 차분히 나올 일이지 
성미도 급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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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붕어를 만나고 
20분쯤 지나서 한 뼘 정도 되는 세번째 붕어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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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정도 입질이 이어지더니 
갑자기 조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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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질이 끊어지니 춥군요. 

역시 붕어낚시꾼 에게는 
입질이 있어야 춥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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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끼를 지렁이에서 글루텐으로 바꿔보지만 
끊긴 입질을 되살려 낼 수는 없군요. 

사실 낚시하면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자신이 했다고 믿고 있을 따름이지 
낚싯꾼이 부리는 재주라는 게 
자연이 주는 것을 받아 담는 쪽박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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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쯤 자고, 
아침 6시에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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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분들은 벌써 일어나 
커피라도 한 잔 나누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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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밤과 또 다른 기대로 
목을 길게 빼고 아침을 맞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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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서쪽 하늘에는 달이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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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하늘에서는 해가 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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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끼를 가는 동안 
찌를 띄워서 동동거리는 입질에... 
역시 블루길군! 

블루길이 움직여야 붕어도 움직인다니 
좀 더 유심히 찌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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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퍼져 
포인트에 서릿발이 녹아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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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불을 찌보기로, 
미끼는 글루텐에서 다시 지렁이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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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는 어젯밤 남은 된장찌게 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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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먹기 적막해 
용신씨를 불러냅니다. 
(김용신은 음악FM 방송 진행자) 

It's a heartache. 
사랑은 가슴앓이일 뿐이라는 
보니 타일러의 노래가 나오네요. 

아침부터 사랑타령은 좀 그렇잖아요? 
다른 노래로 바꿔봐요~ 용신씨! 

Beautiful sunday. 
아름다운 일요일.. 
다니엘 보니의 딱 맞는 노래로 바꿔주는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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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마시지만 
접대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커피를 한 잔 마십니다. 

아름다운 일요일 아침 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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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맞은편 조사님 
열심히 블루길을 패대기 치고 계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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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수로 홈통. 

그림같은 포인트에 
새로운 분이 자리를 잡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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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으로 닦아도 될 것을... 
대가 마를때 까지 기다리는 것은 
조금이라도 더 찌바라기를 하고싶어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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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고 수로를 한 바퀴 돌아봅니다. 

다들 대를 접고 계시는데, 
아침에 잠깐 입질이 있었다고 하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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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조과가 좋아 다시 나왔는데 
아침 반짝 입질에 9치 이하 3수를 만났다는 조사님. 

살림망을 털고 말리는 중 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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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흔적이 남았나 
다시 한 번 둘러보고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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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듯 말듯 주춤거리지만 
천천히 붕어낚시 시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조행요약 
일정 : 2016년 3월 26~27일(토, 일요일) 
장소 : 중왕리수로, 대호샛수로(들낚시), 대호샛수로(던질낚시) 
동행 : 없음 
미끼 : 지렁이,글루텐 
조과 : 중왕리수로(배스2), 대호샛수로(허릿급1, 턱걸이1, 뼘치 1, 블루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