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14일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 포스터를 출력해 자신의 공방 창문에 붙여놓았다가 경찰 10여명의 방문을 받았다.
포스터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져 있고 그 밑에 ‘독재자의 딸’이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다.
또다른 포스터에는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이대로는 못살겠다!”는 문구가 들어있다.
지난 28일 오후 1시께 순찰차를 타고 온 서울 마포경찰서 소속 경찰 5명이 황씨의 공방을 찾았다
‘신고를 받고 왔다’는 경찰은 “포스터를 왜 붙였냐”고 물었고,
황씨는 “자유롭게 내 의사를 표현하는 것인데 문제가 있냐”고 따졌다.
그러자 경찰은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포스터를 뗄 것을 요구했다.
“뭐가 사실이 아니냐”고 황씨가 재차 따져묻자,
경찰은 “‘독재자의 딸’이라는 표현이 문제가 된다. ‘독재자의 딸’이라는 근거를 대라”고 말했다고 황씨는 전했다.
이후 10분 뒤 사복경찰 4~5명이 다가와 포스터 문구를 수첩에 메모해갔다.그렇게 30여분 동안 10여명의 경찰이 황씨의 공방을 왔다갔다.
황씨는 “일반국민에게 공권력이 겁을 주는 것 아닌가요. 경찰 조사가 시작돼 경찰서로 오라가라 한다면,
앞으로 포스터 같은 것 붙이려 해도 겁먹고 의사표현 못하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
황씨는 지난 11월14일 오전에 이 포스터를 붙였다.황씨는 그날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SNS에 ‘집회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은 이 포스터라도 붙여 놔달라’는 친구의 글이 올라와
마음으로나마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포스터를 인쇄해 공방 창문에 붙였다.
황씨는 “국민이 욕하면 왜 욕을 하는지 물어봐야지,
욕하는 사람 무조건 잡아넣는 것은 정치하는 사람이 할 일은 아니지 않나요”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고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012년 4월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박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독재자의 딸’(a Dictator’s Daughter)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2012년 대선 당시에도 미국 <시앤앤>(CNN)이 박근혜 후보를 ‘독재자(dictator)의 딸’로 표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당시 선거를
‘독재자의 딸’(Dictator’s daughter)과 ‘탈북자의 아들’(문재인·North Korean refugees’ son)의 대결로 묘사했다.
영국 <비비시>(BBC)는 박근혜 후보를 ‘군사독재자(military ruler) 박정희의 딸'로 표현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