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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코미디언이 대통령 되다…'농담 아님'

또바기1957 2015. 10. 28. 09:56

[앵커브리핑] 코미디언이 대통령 되다…'농담 아님'
영상뉴스입니다.영상뉴스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뉴스룸 앵커브리핑입니다.

"농담 아님"

오늘(27일) 앵커브리핑이 고른 말… 어제 로이터 통신의 기사 제목이기도 합니다.

뒤에는 이런 내용이 붙어있었습니다.

"과테말라 코미디언이 대통령 되다"

농담이 아니라고 강조했듯 기사는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정치 경험 '없음', 행정 '잘 모름' 코미디언으로 인기를 끌었던 모랄레스가 압도적인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된 겁니다.

상대는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중량급의 여성정치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과테말라 유권자들은 "최소한 국민을 울리진 않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정치 신인을 대통령으로 선택했습니다.

한 시민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린 똑같은 얼굴에 지쳤다.'

허경영 후보를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공중부양. 축지법. 최면술… 매번 기상천외한 모습을 보였던 그는 지난 17대 대선에서 그야말로 기염을 토했습니다. 득표수 9만 6756표에 득표율 0.4%

이런 해석이 나왔습니다. "허경영에게 환호를 보낼 때, 그들은 실은 이 사회에 야유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한 나라의 대통령 당선자와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끝난 인물을 비교한다는 것. 격이 안 맞는 일일 수 있습니다. 코미디언 출신이라 해서 그를 희화화하려는 목적은 더더욱 아닙니다.

우리가 주목하는 건, 과테말라에서도… 또 우리에게도 유권자들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란 사실입니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말입니다.

오늘도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전쟁의 언어들이 자욱했습니다. 대통령 역시 시정연설을 통해 민생현안을 강조했다지만 뒤이은 교과서 발언으로 전선을 선명하게 그었지요.

그 자욱한 포성들 사이로 묻혀버린 문제들… 너무나 많습니다.

야당은 내부에선 공천 다툼으로 속앓이 중입니다. 믿음직스러워 보이지 않는 건 마찬가지란 이야기입니다.

해외 사례를 한 가지 더 들어보겠습니다. 1998년 미국 미네소타 주지사로 당선된 사람은 제시 벤추라. 유명한 프로레슬러 출신으로 별명부터가 '더 바디'였습니다.

기존의 정치인에게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은 벤추라를 주지사로 뽑으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가 아무 일도 하지 않을 것 같아서…'

유권자들 속 썩이는 일을 많이 할 바에야 차라리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글쎄요, 남의 일 같지 않지요.

벤추라는 임기 내내 언론들의 조명을 받았고, 동시에 기성 정치권의 비아냥도 이어졌지만 물러날 때는 그래도 일 잘한 주지사로 꼽혔다는 이야기.

이 역시 No joke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http://news.jtbc.joins.com/html/530/NB1107353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