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두 명의 아빠와 세 명의 아이가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안전시설도 관리도 없었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시설. 그렇다면 그 죽음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인가… 주말사이에 모두들 참담해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얼마나 또 이 사건을 기억할까요?
얼마 기억하지 못할 것이란 것을 지금부터 증명해드리겠습니다.
작년 11월, 10명의 사상자를 낸 전남 담양 펜션 바비큐장의 화재사고. 정부는 '전국 숙박시설을 일제 조사하겠다'고 발표했지요. 일만 터지면 모조리 조사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모 아니면 도인 것 같습니다. 차분히 잊지 않고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고 그걸 다시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모조리 조사하고 처벌한다고 하고 법을 만든다고 온통 시끄럽게 한 다음, 다시 잊어버립니다.
열거해볼까요?
어린이집 학대가 문제가 되니까 어린이집을 모조리 조사한다고 했습니다. 매 학기 초가 되면 학교폭력 전수조사가 이뤄집니다. 어린이 통학차량이 사고가 나니까 통학차량을 모조리 조사했습니다.
세월호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고령선박을 모조리 조사한다고 했지요. 그렇게 해서 전부 뜯어고칠 듯이 했지만 그 결과는 어떨까요?
어린이집 학대는 여전히 뉴스가 되고 있고, 통학버스로 세림이를 잃고 난 뒤 세림이법까지 만들었지만, 우리는 얼마 전에 또 다른 세림이를 잃었습니다.
세월호 이후에도 노후선박은 여전해서 저희가 리포트로도 전해드렸습니다.
변죽만 요란하게 울리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가를 가르쳐주는 많은 사례들입니다.
이번에도 전국의 야영시설을 모조리 조사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전국 야영장 수가 몇 개인지 정부도 정확하게 모릅니다.
단지 1800여 개쯤 된다고 추정할 뿐입니다. 그나마 법적으로 등록, 관리되고 있는 곳은 230여 곳에 불과합니다.
산과 들로 500만 캠핑인구가 붐비기 시작한지 오래되었고 국립재난연구원이 430개 캠핑장을 점검했더니 꼴찌등급을 받은 곳이 무려 340여 곳. 즉 위험한 곳이 80%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도 이미 2년 전 일입니다.
오늘(23일) 국민안전처는 또다시 야영장 사고에 대한 '재발 방지대책'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우리는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안타까운 것은, 시간이 지나면 이런 걱정도 기대도 또 잊혀질 것이라는 걸 우리가 가장 잘 안다는 것입니다.
80년대 인기를 끌었던 코미디 코너 중에 '변방의 북소리'란 것이 있었습니다.
국경인 변방으로부터 들려오는 북소리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으니 대비하라는 뜻이지요. 이 코너로 인기를 끌었던 개그맨 심형래 씨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뒷북과 엉뚱한 대응으로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심형래씨는 '디 워'보다도 '변방의 북소리'로 한국사회에 더 기여했다는 평가도 일부에선 하더군요.
이 코너의 주제는 아마도 '뒷북치지 말자'는 것이 아니었을까.
또한 시끌벅적하게 뒤집어 놓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조용하더라도 확실하게 점검하고, 또한 무엇보다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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