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NEWS](19)/˚♡ JTBC - 뉴스룸

판매자에게 고액 수표 보낸 뒤 차액 송금 요구 … 한인들 피해사례 증가

또바기1957 2008. 8. 24. 18:51
이베이 물품거래, 이럴 땐 ‘사기’를 의심하라
판매자에게 고액 수표 보낸 뒤 차액 송금 요구 … 한인들 피해사례 증가
DATE 08-08-22 13:04

 

이것저것 이유 많을 경우 사기꾼 의심 … 기본정보부터 신중하게 살펴야
 
이베이 사기의 피해자가 될 뻔한 H 모씨가 제보한 수표. 한 이베이 구매자가 240달러 정도에 낙찰된 물건에 대해 2,200달러의 수표를 보내왔다. 물건값에 30달러 정도 웃돈을 줄테니 차액을 웨스턴 유니온이나 머니그램을 통해 송금해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H 씨가 수표를 가져간 은행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는 ‘Comericfa Bank-California’라는 은행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인터넷 비즈니스가 증가하면서 그와 관련한 사기행각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다수 한인들도 이용하는 인터넷 경매사이트 ‘이베이(eBay)’에서 물건을 팔려다 사기를 당하거나 당할 뻔 했다는 사례가 달라스 한인들 사이에서도 왕왕 발생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수천달러 잃을 뻔한 한인들의 사례
 
프레임샵을 운영하는 한인 C 모씨는 부수입을 위해 이베이를 통해서도 그림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한 입찰자로부터 경매가보다 훨씬 큰 금액의 수표를 보내주겠다는 오퍼를 받았다. 프레임의 경매가는 900달러이지만 3,000달러 짜리 수표를 보내줄 테니, 그 수표를 은행에 입금하는 즉시 차액 2,100달러를 특정 은행으로 송금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유인 즉, 자신은 제3자로서 다른 사람을 위해 그 프레임을 대신 구매해주는 경우인데, 실구매자에게는 가격을 3,000달러로 얘기해뒀기 때문에 할 수 없이 3,000달러 짜리 수표를 보낸다는 것.
입금을 위해 수표를 은행으로 가져간 C 씨는 은행으로부터 “이런 은행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듣고는 입찰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불만을 제기하자, 입찰자는 오히려 “빨리 차액을 반환해달라”고 요구해왔고, 그로부터 얼마 후 입찰자의 어카운트는 해지되었다.
C 씨의 아들 또한 이베이에서 물건을 팔려다 사기를 당할 뻔 했다. 중고 컴퓨터를 팔기 위해 이베이에 물품을 올린 C 씨의 아들은 450달러에 내놓은 컴퓨터에 대해 “1,450달러 짜리 수표를 보내줄테니 그 차액을 보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이번에는 물건을 직접 픽업할 트럭 운전사를 보낼테니까 450달러와 소량의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컴퓨터와 함께 그 운전사에게 전해달라는 내용이었다.
한 번 비슷한 경우를 당했던 C 씨는 아들의 경우도 사기가 아닐까 의심스러웠다.
입찰자가 보내온 비즈니스 수표에 명시된 회사(수표 발행회사)에 전화를 걸자 “회사는 맞지만 그런 수표는 발행한 적이 없으며, 혹시 누군가가 위조한 수표일 수도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또 다른 피해자 H 모씨도 하마터면 약 2,000달러 가량을 빼앗길 뻔 했던 일을 경험했다. 뉴스코리아측으로 직접 문제의 수표를 들고 찾아온 H 씨는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도록 이런 일을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H 씨 역시 중고물품을 이베이에 내놨고, 경매가는 240달러 가량 되었다. 그런데 한 입찰자가 경매가격에 30달러 정도 웃돈을 주겠다며 “사정이 있어 2,200달러 짜리 수표를 보낼테니 일단 수표를 은행에 넣으면 그 차액을 웨스턴 유니온이나 머니그램으로 보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H 씨는 아무런 의심없이 입찰자가 시키는대로 은행에 수표를 입금하러 갔고, 은행에서는 다행히 “캘리포니아에는 이런 은행이 없다”며 경고해준 것.
세가지 사례 모두 차액을 송금하기 전, 그것이 사기임을 발견했기에 억울하게 돈을 떼이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베이 초보 이용자나 이 같은 경우에 대해 들어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얼마든지 사기꾼들의 놀음에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특정 은행이나 송금회사 지정 “경계”
 
이베이를 통해 사기를 치는 범인들에게는 명백한 공통점이 있다. 이래저래 이유가 많다는 것. 사실 이베이를 통한 거래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판매자는 간단한 절차를 통해 물건을 인터넷에 올리고, 구매의사가 있는 사람은 입찰(Bid)이나 즉시구매(Buy It Now)를 통해 구매사실을 확정한 뒤, ‘Pay Pal’이라는 어카운트를 통해 돈을 지불하고, 이를 수령한 판매자는 물건을 부치면 되는 것이다.
정직하고 깔끔한 대부분의 거래의 경우 판매자와 구매자가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는 일이 필요없을 뿐더러, 만약 구매자가 물건에 대해 질문이 있더라도 이베이 웹사이트 내 메시지 기능을 통해 얼마든지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 같은 사기꾼들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비즈니스 수표를 보내야 하는 이유, 왜 그렇게 큰 금액을 보내는지, 차액은 언제까지 특정 은행으로 넣으라거나 특정 송금업체를 통해 보내라는 등 핑계도 많고 이것저것 지시하는 사항도 많다.
특히 웨스턴 유니온(Western Union)이나 머니그램(MoneyGram)으로 송금할 경우 보낸 사람의 이름과 주소, 송금번호만 있으면 수신자의 신상정보 없이도 돈을 수령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추적 조차 쉽지 않기 때문에 범인들이 ‘적극 이용하는’ 방법이라는 것.
 
범인들, 수표 처리되는 기간을 이용
 
범인들은 우선 큰 금액의 수표를 보낸 뒤, “수표를 받는 즉시 이메일로 알려달라. 그럼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시해 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게 공통점이다. 또한 “우리는 인터넷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특정 은행은 일시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오히려 판매자에게 인터넷 사기를 주의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기까지 한다.
또 한가지 공통점은 대부분의 범인들은 미국이 아닌 해외에 주소를 두고 있다는 사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기를 당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나이지리아나 유럽에 주소를 둔 입찰자라던가, 아니면 아예 주소지가 불분명하거나 여러 개의 주소를 쓰는 경우도 있다. 물론 미국 내 주소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정리해보면, 보통 은행에 수표를 입금하게 되면 확인작업을 거쳐 현금화되기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걸리는데, 이를 이용한 ‘뻔한’ 사기행각이라고 볼 수 있다. “수표는 확실하니 우선 차액부터 송금하라”고 한다면 100% 사기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이베이측에 이 같은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거의 모든 경우 범인들은 그 전에 이미 어카운트를 해지해버리기 때문에 범인을 잡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유없이 큰 돈을 보내오는 사람은 없다
 
사기를 방지하는 기본적인 사항들이 있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판매자로서, 또 입찰자로서 모든 과정을 신중하게 살펴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남에게 이유없이 더 큰 금액을 제시하는 사람이라면 일단 사기꾼임을 의심한다. 만약 그 수표가 진짜라면, 차액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도 선뜻 그 큰 돈을 보낼 사람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이베이’라는 장터 이외의 공간에서 거래를 요구하는 사람이라면 사기꾼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떳떳한 구매자라면 이베이가 정한 틀 안에서 얼마든지 물건을 사고 팔 수 있기 때문. 개인사정이야 상대방이 들어줘야 할 이유도, 설명해야 할 필요도 없다.
판매자나 구매자의 피드백 점수를 확인하는 것도 사기를 방지할 수 있는 한 방법이지만, 최근에는 아이디 해킹을 통해 상당히 높은 피드백 점수를 갖고 있는 사기꾼들도 있으므로, 확인은 하되 이를 너무 맹신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
이베이에서 자주 물건을 거래한다는 J 모씨는 “물건을 팔 경우 판매조건에 몇 가지 조항을 명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J 씨의 경우 해외배송을 하지 않는다는 조항과 모든 돈 거래는 은행과 구매자 사이의 중간 어카운트라고 할 수 있는 ‘페이팔(Paypal)’을 통해서만 한다는 조항을 항상 표기한다.
“해외 구매자와 거래할 경우 송금 등의 문제에 있어 여러 가지로 불편한 게 많아요. 사기의 대부분이 해외 거래에서 발생한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죠. 개인수표나 비즈니스 수표는 절대 받지 않아요. 오직 페이팔을 통해서만 돈을 받고, 입금사실을 확인한 뒤에 물건을 보냅니다. 간혹 ‘예외’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한마디로 거절하죠. 어떤 판매자들은 피드백 점수가 하나도 없는 사람은 아예 입찰을 받지 않기도 해요.”
정다운 기자 dawn@wnewskorea.com
 
‘페이팔(PayPal)’이란?
페이팔(PayPal)은 인터넷을 이용한 결제 서비스로, 페이팔 계좌끼리 또는 신용카드로 송금, 입금, 청구할 수 있다. 페이팔은 결제 수수료를 받기도 하지만, 거래를 하면서 신용카드 번호나 계좌번호를 알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인터넷 상거래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베이 물건 항목에 ‘P’라고 표시된 것은 페이팔 계좌를 사용한다는 뜻이다. 은행계좌만 있으면 페이팔 어카운트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