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런거 (19)]/˚♡카툰·만평·유머

내 친구 삼순이는...

또바기1957 2008. 8. 15. 22:24

삼순이는 어려서부터 이름 때문에 놀림을 많이 받았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드디어 대학생이 된 삼순이는, 이제부터 나도 어른이니까

이름 갖고 놀림받는 따위의 일은 안 당하리라는 생각을 굳게 먹었다.

신입생 환영회가 있던 날 밤.
선후배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삼순이 자기소개 차례가 되어

자신의 취미며, 특기며, 좋아하는 거 등등을 말하고 마지막으로 ....

삼순 : " 제 이름은 삼순이라고 해요. "


라고 말했다.
순간 신입생과 선배들은 서로 눈치를 보았다.
짧고도 긴 긴장감이 흐른 후 신입생과 선배들은 보이지 않는 미소를 서로 주고 받았다.
그래도 삼순이는 상관하지 않았다. 왜? 대학생이니까.
자연스럽게 술잔이 오고 가면서 선후배들은 긴장이 풀리고

서로를 더욱더 잘 알고자 하는 욕망에 서로의 이름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선배1 : " 어이!.. 이름이 삼순이냐! "
선배2 : " 이름이 매우 독특한데!... "


그래도 삼순이는 참았다. 왜냐면 대학생이니까 ...
이런일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런데 마지막으로 나온 선배의 한마디...


선배3 : " 삼순아!... 여기 안주 한접시 더!... "


삼순이는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에 느꼈던 모멸감 보다 더 심한

자존심 손상으로 그 자리를 뛰쳐 나오고야 말았다.


옆자리에 있던 친구가 걱정스러워 쫓아 나가보니

삼순이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택시를 잡고 있었다.

친구 : " 삼순아.... 뭐 이런거 갖고 그래... 다들 술이 취해서 그러는 거지. 본심은 아닐 거야... "


삼순이는 친구의 위로가 더 싫었다.
삼순이와 친구는 택시를 잡았다.

택시기사 : " 어디까지 가세요? "
삼순 : " 흑석동이요... "


택시기사 : " 예.. 근데 그 아가씨는 왜 그리 슬피 우십니까? "
친구 : " 아... 예... 신입생환영회에서 그만 이름 때문에... "


택시기사 : " 이름 갖고 놀렸군요! 나쁜 녀석들! "
친구 : " 예.... "

택시기사는 삼순이가 너무 슬피 울어서 위로를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곰곰히 생각하다가 이윽고 내 던진 한마디....

택시기사 : " 뭐, 다 큰 어른이 이름 때문에 울어요! 삼순이만 아니면 되지! "

전하는 말에 의하면
...
삼순이는 그날 밤새도록 하염없이 울었다고 한다.

(키득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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