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자료](19)/˚♡。─-국외관광

[스크랩] 복 주머니

또바기1957 2008. 7. 9. 00:08

사내가 태어날 때에는 계집과 솥을 옆구리에 차고 나온다는 말이있다.
그 말은 사내가 태어날 때에는 최소한도 

아내와 먹을 복은 받아가지고 태어난다고 하는 말이다. 


아무리 위대한 신이 있고 아무리 훌륭한 사상가나 철학가, 
그리고 깜짝 놀랄 만한 과학적인 업적을 이룩한 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를 낳아 준 부모가 없으면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그러한 면에서 볼 때 인간들의 고향은 뭐니뭐니 해도 어머니의 뱃속이며
부모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가 아닐까.


그런데 무교적인 면에서 나의 고향은 어디가 될까.
무녀에게 내가 태어난 생명의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보았다. 


무녀들은 점을 칠 때에는 먼저 그가 태어난 사주부터 본다. 
나는 시집도 못 간 처녀가 죽어서 남자로 다시 태어났다고 한다.
그 처녀는 유복녀로서 태어났지만 공주같이 귀여움을 받으며 자랐는데,
그 어머니가 너무 엄해서 처녀는 바깥 출입을 전혀 할 수가 없었다.
갑갑해서 병이 들어 죽게 되었다. 


만약 그 처녀가 바깥 출입을 마음대로 했더라면 건강도 좋고 훌륭한 
활동도 하구 죽어서 음양(陰陽)이 바뀔 때 내가 태어났으면 좋은 주머니를
받아가지고 나와 비교적 평온한 생활을 할 것이라고 한다. 


처녀가 바깥 출입을 못해 죽었기 때문에 나의 건강이 그리 좋지 않고
평탄한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뿐더러 시집 못 간 처녀가 죽어서 남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선천적으로는
안경을 끼지도 않아도 되는데 후천적으로 안경을 끼게 되었다고 한다. 


내가 죽은 후에도 다시 남자로 태어나는데 곧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이 지난 다음이라고 한다.
그때 태어난 남자는 뭇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된다고 한다. 


보통은 죽어서는 음양이 바뀌는데, 

나는 남자로서의 생활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음양이 바뀌지 않고 남자로 태어나게 된다고 한다.


이렇게 사람이 음양이 바뀌어 세상에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경우와 

꽃에서 태어나는 경우가 있다. 


연꽃에서 태어나는 경우는 남자이고, 모란꽃에서 태어나는 경우는 여자이다.
이렇게 꽃에서 태어나는 경우는 사회에서 존경받는 사람이 된다.


한편 칠성줄을 타고 태어나는 사람은 정치를 하는 이나 사회의 지도자가 되고, 
사회적으로 대우를 받지 못하게 되는 사람은 컴컴한 굴에서 태어나게 된다.


사람이 죽어서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경우는 5 퍼센트 가량이고
칠성줄을 타고 태어나는 사람도 5퍼센트 가량이다. 


꽃에서 태어나는 사람은 40퍼센트 정도이구 

나머지 50퍼센트는 굴에서 무더기로 태어난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이 다시 태어날 때에는 여자가 남자로 바뀌어 태어나지만, 
남자가 여자로 바뀌어 태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하며, 

칠성줄을 타고 태어나는 경우는 거의 남자라고 한다. 


칠성줄을 타고 여자로도 태어난다면 그 여자는 팔자가 드세어 

후처로 들어가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훌륭한 자녀를 키우게 된다. 


이렇듯 여자가 남자로 태어나니까 여자가 저 세상에서는 주인공이고 
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여자를 뜻한다.


칠성님도 주로 남자만을 태어나게 하니까 여신인 매화부인이다. 
얼굴도 역시 여자를 상징한다. 
정신분석학적인 면에서 보아도 얼굴은 여자의 그것을 상징한다.


이렇듯 생명의 근원은 모두 여성적이며 

아울러 사랑의 궁전에서 태어나게 
된다고 하는 사실이다. 


사람이 죽어서는 거의 새 ·소· 매 ·뱀 등 짐승으로 변신되어 

그 짐승의 생명을 다하는 것으로 끝나게 된다고 한다. 


내가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게 된 것은 처녀가 시집을 가지 못하고 죽은 
한으로 음양을 바꾸어 남자로 태어나게 하여 사랑의 결실을 이루어
보려는 것이라 하겠다. 


처녀가 죽으면 손각시가 되어 저승엘 못 가고 그 영혼이 떠돌아다닌다고 한다.
총각이 죽어도 역시 저승엘 못 가고 몽달귀신이 되어 떠돌아다닌다. 
이렇게 시집, 장가 못 든 영혼들은 사랑의 결실을 못 맺었으니 저승으로 
안착할 수 없어 그 가족들에게 해를 입힌다고 여기고 있다.


목포에 갔더니 신당에 처녀와 총각의 사진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양 가정에서 서로 죽은 처녀와 총각이 사진으로 약혼을 하고 

결혼식을 올리는데 진짜로 사주도 보내고 함도 보내고 

날짜를 잡아서 혼끼리 혼례를 올렸다고 한다. 


´심청전´에서는 연꽃에서 심청이 재생하여 사랑의 결실을 이루었다.
이러한 면에서 꽃이란 재생과 사랑의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사람들이 꽃에서 태어난다고 하는 생각은 

저승이 꽃밭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며, 

저승이 곧 사랑의 궁전이라고 하는 사실도 아울러 보여준다고 하겠다. 


결국 사람이 태어난다고 하는 것은 부모의 사랑의 결실이라고 하겠는데,
이러한 현실적인 결과와 무교적인 면에서 새 생명의 탄생이 사랑으로 
빚어진다고 하는 생각과 공통된다고 하겠다.


어머니가 너무 엄해서 처녀가 바깥 출입을 못해 병들어 죽었다고 하는 사실은
자유를 갈망하는 표현이라 하겠다. 
자유로이 바깥 출입을 하여 자유로운 연애를 통해서 

사랑의 결실을 회구하는 표현이라 하겠다.


결국 사람은 사랑에 의해 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나는 어떠한 복 주머니를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
무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책 위에 복 주머니가 놓여 있는데, 그 복주머니 안에 붙이 꽂혀 있다고 한다.
붓이 복 주머니에 꽂혀 있지 않고 손에 쥐고 있었으면 

더욱 좋은 문필을 날릴 텐데 그렇지 못하다고 하며 

자수 성가할 복을 받고 태어났다고 한다. 


주머니의 끈을 발에 맨 아기일 때에는 일생 동안 거지 노릇을 할 팔자이고 
주머니를 등뒤에 매었을 때에는 남의 집 고용살이를 하게 된다고 한다.


주머니를 양손에 꼭 쥐고 있는 사람은 인색한 구두쇠이고 주머니에
콩이나 팥이 들어 있으면 자수 성가할 팔자이고,


주머니 안에 액(厄)이 들어 있을 때에는 불구의 몸이 될 팔자이며,
주머니 안에 모란꽃이 있으면 자손이 번창할 집안이다. 


주머니 끈이 풀려 있을 때에는 가난하게 살다가도 잘살게 될 것이고,
한 손에는 복 주머니를 들고 한 손에는 가위를 들고 있을 때는 하루 아침에
알거지가 될 팔자이다. 


한편 복 주머니 색깔이 맨드라미 색깔이면 5복을 다 갖추게 되고,
주머니가 잿빛 비둘기 색일 때에는 마음씨가 곱고,
주머니 빛깔이 거무스름할 때에는 심술궂고 성격이 나빠서 남에게 손해를 
입히게된다고 한다. 


한편 주머니가 조각보로 이어져 있을 때에는 가난하게 살게 되고
주머니 끈을 철사로 한 것은 죄를 많이 저질러 쇠사슬에 묶이게 될 것이라고 한다.
복 주머니 이야기를 하는 무녀는 모란꽃에서 태어났다고 하며 복주머니는
앞에 있고 피리를 가슴에 품고 태어났다고 한다.

 

´피리´는 음악이나 그림을 그리는 것을 상징한다고 설명한다.
 굿을 하는 것은 음악과 통하고 신당에 놓을 꽃을 스스로 만드는 것은 
그림을 그리는 것과 서로 연결된다고 풀이한다.


그녀는 죽어서 음양이 바뀌게 되어 남자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한다. 
어째서 남자로 태어날 것을 아느냐고 했더니, 이러한 무녀 생활을 
청산하고 죽으려고 할 때 꿈에 그녀가, 사내 어린이로 바뀌고 
그 앞에 자기와 똑같이 생긴 사내 어린이가 기어오며 눈짓을 하더라는 것이다.


만약 자살을 하면 사람으로 태어나지 못할 테니 자살은 하지 말라고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다시 사내로 태어나서는 선정을 베푸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대통령이 된다고 하는 생각은 보다 강력한 힘을 희구하는 
표현이라 하겠다. 


내 가까운 친구는 연꽃에서 태어났다고 하는데 피리가 복 주머속에 
들어 있다고 한다. 


그 친구도 피리를 손에 들고 있으면 대성할텐데 주머니 안에 

꽂혀 있으니 자수 성가하게 되고 예능 계통의 직업을 가질 것이라고 한다.
사실 그 친구는 문학을 하지만 미술이나 기타 예능 방면에 굉장한
조예와 관심이 있다. 


그러한 면에서 볼 때 음악이나 미술은 무교적인 면과 통한다고 하겠다.
복 주머니는 끈이 다 달려 있는데, 끈이 없는 복주머니를 받아가지고
나오는 분도 있다고 한다. 


무녀 생활 10여 년이 되는데, 손님 중에 주머니 끈이 없는 분이 
단 한 분 있었다고 한다. 


무녀의 설명에 의하면 그분은 칠성줄을 타고 태어났는데, 

흰말이 끄는 수레에 타고 양옆에는 힘이 세고 

선이 거센 남자가 호위하고 있다.


아기가 앉은 수레 앞에는 큰 복 주머니가 있는데 주머니의 끈이 없다.
주머니의 입이 병의 입과 같이 둥글게 세 개가 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스러운 것은 복 주머니의 세 개의 입에서 파란 
물방울이 분수같이 올라오면 그 물이 반짝반짝 7색의 빛을 낸다고 한다.


무녀의 설명에 의하면 이분은 재산을 모으려는 분이 아니고,
가지고 있는 모든 복을 여러 사람에게 줄 분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복이 주머니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오니까 남에게 복을 주는 분이라고 한다. 


복 주머니에서 나오는 게 파란 물과 빛이니 물은 영원한 생명수이고 
빛을 내니까 그 복은 사람에게 내일이라는 꿈을 심어 주는 빛이라고 하겠다.


뿐더러 바닷물이 갈라져 길이 나 있고 그 바닷길을 지나서 가면 앞에 
산이 있는데 그 산 위에 태극기가 꽂혀 있는 환상이 보인다고 한다.


그것은 그분이 복을 우리나라에만 주는 것이 아니라 

바다 건너 사람에까지 줄 분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환상에서 다시 그분이 무엇을 자꾸 캐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이는 남에게 줄 복을 캐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무녀의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람이 복을 받으려고만 하는 것이 상례인데 

아예 주머니 끈이 없이 나에게 있는 복을 남에게 주는 것이 
인생에 빛을 남기고 가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머니 안에 든 복은 신으로부터 받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꾸 캐서 담은 창조적인 복이라고 하겠다. 


복 주머니에서 빛을 뿜는 이는 죽어서 별이 될 것이라고 

하니 남에게 빛이 나는 복을 주는 것이야말로 

영원히 사는 길이 아닐까.


그 빛은 두말할 것도 없이 사랑과 창조의 빛일 것이다. 

출처 : 미황
글쓴이 : 또바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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