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저 병신이 나 를 망치로 때렸다."
잠시 출타 하였다 귀가 도중 동네 후배를 만나 함께 동행 하던중
한동네 사시는 어르신 이라기엔 좀 그렇고 형님 뻘 되시는 분을 만났는데..
머리에 여기 저기 피가 묻은 수건을 덮어 쓴 채 우릴 보시더니 큰소리로
외치시는 것이었다.
평소 과히 가깝게 지내던 분은 아니었으나 호박이 깨져 선혈이 낭자한데
그냥 지나치긴 그렇고 하여 어찌된건가 여쭤보았더니..
맞은편 빌라를 가리키시며..
"저기 저 병신이 망치로 나 를 죽이려고 때렸다."
그러니 경찰 좀 불러달라는 것이다.
"어떤..누구 말하는거요..병신이라니.."
"아! 저기 지하실 사는 병신 말이여~~ 아이고 나죽눼~!"
"피 도 다 멎었구만 죽긴 뭘 죽어~"
후배 녀석이 옆에서 큰 소리로 괜찮다고 한다.
이 양반이 평소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술에 쪄들어 사는 양반인데
아마 누군가에게 술 먹고 주정 부리다 된통 당한 모양이다.
이렇게 생각 했었는데 지하실에서 아주머니 한분께서 올라오시며
역시 목소리를 높이시며..
"어따 대고 병신이래~ 병신이~ 술 쳐 먹고 행패부리는게 병신이지~"
자초지종을 여쭤보았더니..
이 아주머니께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이 친구가 "장애우" 이다.
자폐증 환자이며 말 을 하지 못한다.
올해 나이 40세가 넘은걸로 알고있다.
동네를 돌며 파지나 상자를 수거 해서 생활을 하는 그런 사람인데..
인사성도 꽤나 밝고 동네에선 "많이 착한 사람" 으로 정평이 나있다.
헌데 이 "알콜중독" 에 가까운 사람이 만취 하여 지나다가
아주머니와 시비가 붙었던 것인데..
처음엔 "일대질" (손가락 하나를 펴서 가리킴) 으로 시작 하던 것이
급기야 "사대질" 로 발전 하게 되었고 결국 "고주망태" 께서
아주머니께 손찌검을 했던 것이었다.
이 모습을 "고물" 을 주워 돌아오던 아들이 보게 된 것이다.
어머니께서 누구에게 폭행을 당 하는걸 목격을 하였는데
어느 자식이 그걸 멍청하게 보고만 있겠는가.
달겨 들어 뜯어 말리는데 이 "고주망태" 께서 이번엔 말리는
아주머니의 아들에게 주먹을 휘두른 것이었다.
마침 손 에 들고있던 파이프로 때리려고 해서 때린 것이 아니고
주먹이 날아들자 커버 하려고 팔을 올리는 과정에서..
쉽게 말 하자면 "고주망태" 께서 파이프를 들이 받은 것이다.
이 같은 경우에 우린 이렇게 부른다.
(등신 삽질 하고 자빠졌눼~)
지가 쳐 받아 놓고..
병신이니 뭐니 "개삽질" 하는 소릴 하고 자빠진걸 보고 있노라니
후배나 나나 거의 동시에 은근히 화가 치밀어 오른다.
"어디 얼마나 깨졌수 봅시다." 했더니
"아이고~ 나 죽눼~" 하며 아예 바닥에 벌렁 눕는다.
머리를 살펴보니 생명엔 거의 지장이 없을 듯 하였고..(ㅋ)
아깝지만..아까징끼나 한방울 바르면 끝날듯 하여 보였다.
"일어나세요 그만 괜찮구만 뭘~"
후배가 널부러진 "고주망태" 를 일으켜 세우며 괜찮다고 말하자.
이 고주망태께서 이번엔 후배의 멱살을 옭아쥐면서..
"아니 이놈들이 짜고서..(모시라고 궁시렁~)"
"이 양반아 정신차려~!"
그만 나도 모르게 한소리가 터져 나왔다.
기왕지사 여기까지 왔는데 (에라 나도 모르겠다.)
"이런 미친....뉌 (놈 도 아니고 그렇다고 님 도 아니고..애중간한 발음) 을 보았나..
됑 (당 도 아니고..ㅋ) 신이 잘못했구만~ 취했으면 이양반아 들어 가 잠이나 자! " (오후 4시경..ㅋ)
"고주망태" 가 계속 죽겠다 하며 악을 써대며 신고를 해달라고 한다.
신고 하면 당신이 더 손해다 라고 설명을 해줬더니..
왜냐고 따진다.
말을 들어 보니 그리고 정황상 당신은 망치로 맞았다면서..망치가 어디있으며
또한 이 사람은 동네 사람들이 죄다 아는 착한 사람이다.
그리고 당신을 가격 한 것도 아니고 주먹을 피한 것 뿐인데
당신이 들이 받은거 아니냐..
그리고 당신은 이 친구 주댕이를 한대 쥐어 박았지 않냐..
거기다가 이 친구 어머니까지 따귀를 한 차례 때렸다면서..
그러면 어디 한 번 계산 해보자..
남성도 아니고 연약한 여성을 폭행 했다.
거기다 멀쩡한 사람도 아닌 장애우를 폭행 했다.
그런데 당신은 호박이 약간 까졌다.
그래서 신고를 해서 경찰이 오면 누가 더 손해 볼 것 같은가..
설명을 해줬더니 취해있을 망정 지가 더 손해라는걸 알아차린 모양이다.
슬그머니 일어서더니 궁시렁 거리다가 자리를 뜬다.
후배랑 뒤 를 바라보며 한참을 웃었다.
그리고 말려 줘서 고맙다 하시는 아주머니를 뒤로 하고
언덕길을 내려간다.
후배가 낄낄 거리며..
"그 양반 취했어도 알아듣기는 하네요.."
"그 정도면 사람 된거지.. 안 취했어도 못알아 듣는 사람도 있는 판국에.."
[오늘의 교훈]
너 자신을 알라. -소쿠리대스_
(맞나?..... 쩜 이상한거 같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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