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말씀 (15)] /˚♡법구경(法句經)

[스크랩] 부모님 업고 안고 세상 한 바퀴 돌고파라

또바기1957 2008. 5. 28. 01:30

▒ 삶의에세이 ▒



↑061106 경북예천- 노란 은행잎이 차분히 겨울을 준비한다



부모님 업고 안고 세상 한 바퀴 돌고파라



옛날 기로국이라는 나라에는
집안에 노인이 있으면 멀리 갖다 버리는 법이 있었다.
옛적 우리의 고려장(高麗葬)과 유사하다고 할까.


한 신하가 자식된 도리로 차마 그럴 수 없었다.
땅을 깊이 파서 은밀한 방을 만들어 아버지를 그 안에 모시고 때를 맞춰 지극하게 섬겼다.
효도를 위해 국법을 어기면서...


그때 나라 안에 큰 근심이 생겼는데...
하늘에서 천신이 내려와서 왕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지고는
기한 내에 정답을 맞추지 못하면 왕을 죽이고 나라를 없애겠다고 하였다.




↑061113 변산반도- 된서리 맞은 연꽃잎에 가을이 저문다


첫째 질문,
세상에서 제일 큰 코끼리의 무게가 얼마인가?
왕도, 백관들도, 백성들도 알 길이 없었다.
이때 신하는 아버님께 여쭈어 보았다.
아버님 왈,
"그 코끼리를 배에 싣고 물에 띄워 배가 물에 잠기는 곳 쯤에 표시를 하고
코끼리를 배에서 내려라. 그리고 이번에는 그 배에 돌을 싣되 아까 표시를 한 곳에
수면이 닿을 만큼 실으면 코끼리의 무게를 알 수 있느니라."


첫째 관문은 무사히 통과했다.




↑071003 북한산- 노출된 노송 뿌리가 부모님의 삶을 닮았다


천신의 두번째 질문,
모양도 같고 크기도 비슷한 말 두 필을 가져와서
'어느 것이 어미요, 어느 것이 새끼인가?'


왕과 대신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신하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이렇게 일러주었다.
"풀을 주어 먹게 해 보아라. 어미는 반드시 풀을 밀어 새끼에게 줄 것이니라."


어려운 문제를 모두 맞추자 천신은 크게 기뻐하면서
"나는 지혜로운 이가 있는 너의 나라를 늘 보호하겠노라." 라는 말을 남기고
하늘로 올라갔다.




↑060714 흑석사- 이 할머니의 간절한 소원은 자식사랑 아닐까


왕은 크게 기뻐하면서,
"그대의 지혜에 힘입어 나라가 평안해 졌고, 천신이 나라를 지켜준다고 했다.
모두 그대의 공이니라."


이에 신하가 대답했다.
"실은 저의 지혜가 아닙니다.
저의 집에는 늙으신 아버지가 있사온대, 국법으로는 노인을 갖다 버리라 했지만
자식된 도리로 차나 내다 버릴 수 없어 국법을 어겨 가며 숨겨서 모셔 왔습니다.
제가 대답한 것은 모두 제 아버지의 지혜를 빌린 것입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국법을 고쳐 노인을 버리지 말게 하소서."


왕은
그 신하의 아버지를 나라의 스승으로 모시고, 나라 안에 영을 내렸다.
"오늘부터 노인을 버리는 일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부모나 스승을 공경하지 않으면 무거운 벌을 내릴 것이다."


위의 글은 불교의 '잡보장경'에 나와 있는 글입니다.




↑061106 경북예천용문사- 형형색색 고운 단풍에 마음 내려놓고..


또 한 편의 글을 싣습니다.


따뜻한 봄 날,
한 아들이 늙은 어머니를 등에 업고 꽃구경을 간다.


꽃구경이라는 말에 늙은 어머니는 어린애처럼 좋아라 한다.
아들은 산 속으로 산 속으로 말없이 거어서 들어간다.
등에 업힌 어머니는 무거울텐데 쉬어가자고 아들이 힘들 것을 못내 걱정한다.
아들은 아까부터 말이 없다.
숲 길이 짙어지자 어머니는 선뜻 짚이는 것이 있었는지,
이때부터 솔잎을 따서 띄엄띄엄 길에 부린다.


말이 없던 아들은 걸어가면서,
"어머님, 어째서 솔잎을 길에 뿌리세요?" 하고 묻는다.


어머니는,
"네가 혼자 돌아갈 때 혹시 길을 잃어버리면 어쩌나 해서 그런다."
라고 대답한다.




↑071028 충북 영동- 빨간고추가 농부들의 땀내음을 물씬 풍긴다


이것이 어머니 마음입니다.
당신은 죽으러 가면서도 자식이 집으로 돌아갈 때 행여나 길을 잃을세라
걱정을 하십니다.


'효도'가 뭔지 미쳐 알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신 아버님...
'효도'가 뭔지 알았지만 어머님께 환한 웃음 한 번 안겨드리지 못한 불효의 송구스러움이
먹장구름으로 피어 오릅니다.


이제 내가 '부모' '아버지' 라는 옷을 입고보니
내 부모님의... 너그러움. 포용성. 사랑. 무한희생 등이
바다보다 넓고 깊으며 하늘보다 높고 포근함을 알겠습니다.


아버님, 당신이 그립습니다.
어머님, 병고없이 오래 사세요. 만수무강 하세요.


071105 bisangma
If you believe / Jim Brickman
출처 : 미황
글쓴이 : 김민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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