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문학 (15)]/˚♡。─---시·문학

[스크랩]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 영 랑

또바기1957 2008. 5. 7. 00:51





▲ 일러스트=잠산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 영 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1935년>

모란동백....조영남 

출처 : 또바기들의 세상 사는 이야기
글쓴이 : 玟奐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