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KBO 한국시리즈 1차전에 시구자로 깜짝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 한국시리즈 1차전 기아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앞서 그라운드에 올라 시구를 했다.
시구에서 포수는 기아 타이거즈의 김민식 선수가, 타자는 두산 베어스의 민병헌 선수가 맡았다.
문 대통령은 시구하기 전에 15분 간 기아 타이거즈의 최규상 포수와
김정수 투수코치의 도움을 받아 시구 연습을 했다.
야구 국가대표의 파란 점퍼를 입고 그라운드 위에 올라선 문 대통령은 왼손에 야구장갑을 끼고
오른손에 들고 있던 공을 힘껏 포수 쪽을 향해 던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던진 공은 아쉽게도 야구 방망이에 닿지 못하고 땅에 떨어졌다.
문 대통령은 시구를 한 공에 사인해 야구박물관에 기증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잠시 야구 경기도 지켜볼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이번 시구는 지난 대선 당시 투표 독려 차원에서 내놨던 공약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2017 투표 참여 리그’라는 야구 관련 이벤트를 진행했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가 투표 인증샷을 이벤트 홈페이지에 올리고,
응원하는 야구팀을 함께 밝히는 방식이다.
이벤트에는 ‘투표 인증 1위 팀으로 가서 시구한다’는 공약이 걸려 있었고,
당시 1위는 기아 타이거즈가 차지했다.
이 공약은 정규시즌 중에는 이행되지 않았는데,
공교롭게도 한국시리즈에 기아 타이거즈가 올라오게 되면서
문 대통령이 공약을 함께 이행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를 찾아 시구하고 있다.ⓒ뉴시스
문 대통령의 ‘야구 사랑’도 시구로 직접 나서게 된 이유로 꼽힌다.
부산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은 롯데 자이언츠 팬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사법연수생 시절 동호회 팀에서는 4번 타자로 활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988년 고(故) 최동원 선수가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결성을 주도했을 당시 법률 자문을 맡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국민타자’ 이승엽 선수가 은퇴했을 때에는 SNS에
“‘국민타자’ 이승엽 선수의 은퇴 소식에 아쉬움과 함께 축하를 보낸다”는
메세지를 직접 남기며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운동기간 중에도 각 지역에서 ‘야구 캠페인’을 펼쳤다.
광주에선 프로야구 ‘해태 왕조’의 주역 김응룡·김성한 감독과 함께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고,
대전에선 프로야구 역대 최다승 투수 송진우 선수에게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받았다.
부산에선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고, 롯데 특유의 응원용품인
주황색 비닐을 머리에 뒤집어쓴 채 ‘부산 갈매기’를 불렀다.
마산에선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NC 야구장 건립을 약속했다.
롯데의 ‘스타 치어리더’ 박기량 씨가 문 대통령의 선거유세단에 참여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