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필리핀에서 창간된 신문의 1면 머리기사입니다. 무자비한 공포정치와 막말로 악명 높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신문에선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신문은 대통령 공보실에서 발행한 신문이었습니다.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선전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신문 온라인판의 제목은 '변화를 위한 뉴스'였습니다. 그 변화가 무슨 변화인지, 무엇을 위한 변화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다시 저널리즘을 생각하기'입니다.
지난 주말과 오늘 사이 우병우 민정수석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청와대의 어느 인사는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하더군요.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과 좌파세력이 우병우 죽이기에 나섰다'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 칭해진 그 일부 언론이 어디인지는 그냥 대중의 상상 속에 맡긴다 하더라도 아마도 그는 언론의 속성을 너무 간과했거나 혹은 반대로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즉, 언젠가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 기득권이 된 저널리즘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신이 속한 기득권 체제를 지키는 것이지, 그 체제의 한시적 관리자를 지키는 것은 아니라는.
그래서 위정자들은 필리핀에서 나왔다는 소위 '변화를 위한 뉴스' 같은 신문이라도 만들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에 비하면 지난주 한 기자가 쓴 칼럼의 내용은 차라리 덜 심각해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는 요즘 들어 영화보기가 고되다고 한탄했습니다.
"'곡성'에서 신문은 경찰의 어설픈 수사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무뇌적 존재..
'부산행'에서 언론은 좀비를 폭도라고 보도하며 진실과 괴담을 맞바꾸고..
'터널'에선 조난자의 위험은 아랑곳하지 않고 보도경쟁에만 매달리는 몰상식한 기자들.."
이 칼럼의 내용이 덜 심각하다고 말씀드린 것은 영화 속 이런 정도의 과장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비하면 그저 푸념 거리 정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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