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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확성기' 포격전] 심리전 불만 표시·우리 군 대응 태세 떠보기 '공개 경고장'

또바기1957 2015. 8. 21. 01:06

[남북 '확성기' 포격전] 심리전 불만 표시·우리 군 대응 태세 떠보기 '공개 경고장'

합참 '최고 경계령'.. 인적·물적 피해없어 서로 '퇴로'도 한·미 군사훈련 기간에 이례적 도발 '남북 관계 최저점'

 경향신문 | 박성진·박은경 기자 | 입력 2015.08.20. 22:31 | 수정

 

남북이 20일 한·미연합군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기간 중 서부전선에서 상호간에 ‘경고성 포격’을 교환했다.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 사건에 이어 벌어진 남북간 포격으로

겉으로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에 달한 듯했지만 서로가 상대방에 직접적인 인명 또는

물적 피해는 입히지 않는 방식으로 ‘퇴로’는 열어놓았다.

 

■ 경고성 포격 교환한 남북

 

북측은 이날 오후 3시53분쯤 14.5㎜ 고사포(총)를 쐈다.

북의 고사포탄은 경기 연천군 중면 육군 28사단 예하부대 인근 야산에 떨어진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했다.

북한군이 발사한 고사포탄 궤적은 육군이 최근에 배치한 아서-K 대포병 레이더에 잡혔지만

정확한 탄착 지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시설을 직접 겨냥하지 않았다”며

“아마도 경고성 차원에서 확성기 시설 부근을 향해 고사포를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연천군 일대는 북한군이 지난해 10월10일에도 남측 민간단체가 날린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포 10여발을 발사했던 지역이다.

 

북한군은 첫 도발이 있은 지 19분이 지난 오후 4시12분쯤에도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남쪽 700여 지점을 향해 76.2㎜ 직사포로 추정되는 화기로 포탄 수발을 발사했다.

 

이에 육군 28사단 예하 포병부대 자주포는

오후 5시4분쯤 MDL 북쪽 500여 지점을 타격 목표로 삼아 155㎜ 포탄 20여발을 발사했다.

이곳은 76.2㎜ 직사포가 발사된 곳으로 추정되는 북한군 GP(최전방소초) 부근 지역인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아군의 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북한군 GP를 직접 타격하지 않고

그 인근 지역을 목표점으로 경고 사격했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5시40분쯤 전군에 최고수준의 경계령을 내렸다.

연천군과 강화도 등 일부 전방지역 주민 수천명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소집됐다.

 

북한은 포탄 도발에 이어 전통문을 보내 ‘대남 위협’의 수위를 높였지만

군의 대응 사격에 대해 즉각적인 군사적 대응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은 또 이날 오후 김양건 노동당 비서 명의 서한을 보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전포고라고 주장하면서도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 안갯속 한반도 정세

 

북한군이 이날 경고 사격으로 도발한 데 대해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한 불만 표시이자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군이 지난 10일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하자

북한군은 15일 인민군 전선사령부 명의 ‘공개경고장’을 통해 무차별 타격을 경고했던 터다.

 

북한군이 실제 확성기 방송 지역에서 포격 도발에 나선 것은

우리 군의 대응태세를 떠보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군 정보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북한군이 남측에 피해를 주지 않은 것은 군의 대응을 시험하는 한편

최전방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남측의 대북 심리전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도 있다는 것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 군부 입장에서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김정은이 추구하고 있는

공화국에 대한 존엄과 자주에 대한 심각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이 한·미군사훈련 기간에 포를 쏜 건 이례적”이라며

“북측이 대북 확성기 조준 타격이 빈말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차원과 한·미군사훈련 기간에

한·미 군사 대응 수위를 살펴보기 위한 측면, 한반도의 불안정성은 한·미군사훈련에 있다는 것을

좀 더 부각시키는 의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남북관계가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최저점”이라고 말했다.

 

<박성진·박은경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