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전국 246개 지역구 중 단 4곳의 일꾼을 새로 뽑는 재보선 투표함의 뚜껑이 조금 전 닫혔습니다. 활동 시한은 내년 총선까지이니 대략 1년 정도가 될 겁니다. 그러나 정치권은 단 네군데의 일꾼을 뽑는 선거에 말 그대로 올인하더군요.
"일자리 10만개를 만들겠다" "섬들을 잇는 다리를 건설하겠다"
대선 공약에 버금가는 공약들이 난무했고 차기 대선주자로 불리는 여야의 대표들이 경쟁하듯 총출동했습니다.
정작 출마한 후보는 누가 누군지도 모를 지경인데. 각 당의 대표 얼굴들만 집중 부각되었지요. 사진만 본다면 재보선이 아니라 대선전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정권심판 대 안정적 국정운영… 뭐 늘 나오는 구호지요. 수십 년 동안 들어온 구호여서 유권자로서는 별 감동이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지역선거에 사활을 건 양당의 대표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대통령의 동참을 요구했습니다.
"대통령의 사과 있을 것" "대통령, 대국민 사과해야"
여기에 응답이라도 하듯. 선거를 하루 앞둔 어제(28일) 와병중이라는 대통령은 '사과'라는 단어는 빠진 대독 메시지를 발표해 선거개입 논란이라는 새로운 불씨를 당겼습니다.
물론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정치권이 그동안 잘 해왔는가에 대해 내리는 유권자의 심판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최근 불거진 정치자금 수사 역시 이번 재보선과 별개로 떼놓고 보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이 벌이는 한판 전쟁은 이것이 과연 지역을 대표해 제대로 일할 사람을 뽑는 재보선이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것도 겨우 네 군데였습니다.
아마 지역주민들도 마찬가지 마음 아니었을까요? 다시 한 번 선거를 치르는 것부터 썩 유쾌한 상황은 아닌 데다, 정권을 심판해달라 하니 혹은 무능한 야당을 꾸짖어달라 하니 부담스러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듯 과잉으로 점철된 한바탕 소란 뒤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요.
쏟아져 나온 공약들은 이제 겨우 남아 있는 1년 동안 대체 이룰 수 있기나 한 건가.
우리는 이미 5년의 정권을 담보로 한 공약들도 제대로 지켜지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달랑 네 지역 선거로 누가 누구를 심판하고 평가받는 것이 가당한 일인가. 그러기 위해서 지켜질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이는 공약들로 한바탕 휩쓸고 간 자리에 남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그러한 공약들로, 혹은 뻔한 구호로 전승을 한들, 혹은 전패를 한들, 그것이 한국 사회에 어떤 중요한 의미를 갖는가.
또한 이러한 정치권이 벌여 놓은 자리를 쫓아가며 경마식 보도로 부추기는 언론은 어떠한가.
투표함은 닫혔고. 이제 잠시 뒤 결과만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명하게 투표하셨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결과에 대한 해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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