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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00일 청와대는 여전히 '불통'

또바기1957 2014. 7. 25. 21:23

 

 

 

[한겨레]

 

유가족·야당 한밤중 빗속 청와대 앞까지 행진…경찰과 대치
'차벽'에 막히고 '장대비'에 묻히고…특별법 촉구 '제자리걸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00일이 지났지만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세월호 특별법 처리는 국회에서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국회에서 12일째 단식농성 중인 한 유가족은 "아직도 4월16일"이라고,

다른 가족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왜 유족들이 죄인이 되야 하냐"며 한숨을 내뱉었다.


 

 

 

 

하지만 7월16일 세월호 특별법을 처리하자던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현재 세월호 특별법은 다른 쟁점들은 대부분 합의가 된 가운데

핵심 쟁점인 진상조사위원회의 수사권 부여 문제를 놓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부정적 입장에 대해 야당에서는

"이제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고 거듭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과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 100일인 24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세월호 유가족들과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몇시간째 거리에서 비를 맞고 있음에도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찰을 동원해 길을 가로막았다.

 

24~25일 청와대의 묵묵부답 속에 거리에 나선 야당 의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

국회 세월호 특별법 협상 상황 등을 시간대별로 정리했다.

24일 밤 9시30분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도 여야 평행선을 달린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 등 50여명의 의원들이 모였다.

 

새누리당이 세월호 특별법의 핵심쟁점인 진상조사위의 수사권 부여 문제를 두고

계속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의 수사권 반대 입장에 기존에 주장하던

진상조사위 조사관에게 특별사법경찰관의 권한을 줘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을 접고,

특검을 통한 조사권 강화를 뼈대로 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김한길 공동 대표는 회견에서

"여야가 아무리 머리를 맞대봐야 더 진전되는 게 없을 것 같다.

이제는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라며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가리는 특별법에 대해

국민 앞에서 결단할 것을 엄중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은 안전한 나라를 위한 국민과의 약속입니다'라는 제목의 공개 서한을 읽고

"세월호특별법 통과 없이는 국회에서 어떤 법도 우선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위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2번 전화하고 2번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밤 9시50분

박영선 원내대표와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세월호 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출발했다.

앞서 청와대 조윤선 수석에게 청와대로 가 서한을 전달한 예정이라고 통보한 상태였다.

하지만 경찰은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에 이르기 전에 의원들의 행렬을 가로막았다.

유기홍 수석대변인 등이 경찰 책임자와 10여분 이야기를 나눈 끝에 길은 다시 열렸다.

 

밤 10시30분

인도로 걸어 가던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효자로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 주변에 이르자,

경찰이 또한번 인도와 도로를 막아섰다.

애초 목표로 했던 청와대 분수대에서 500여m 떨어진 곳이었다.

새정치연합은 서한을 조 수석에게 전달하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다.

같은 시간 서울시청 광장에서 세월호 100일을 추모하는 시낭송회와 음악회인

'네 눈물을 기억하라' 행사를 마친 150여명의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23일 경기도 합동분향소에서 행진을 시작해 24일 서울광장에 도착했다.

 

추모 행사를 마치고 광화문 광장에 있는 단식중인 유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한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차벽 등으로 이들을 가로막았다.

일부 유가족들만 이동할수 있었다.

밤 10시부터 한두방울 떨어지던 비는 장대비로 바뀌어 쏟아졌다.

밤 10시35분

경찰은 박영선 원내대표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 등 6명의 새정치연합 대표단에게만 길을 열어줬다.

10시42분 청와대에 도착한 의원들은 조윤선 정무수석을 만나 연무관으로 이동했다.

 

박 원내대표는 "야당 목소리라 생각 말고 국민 목소리라 생각해달라."고 서한을 조 수석에게 전달했다.

 

조 수석은 "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전혀 다른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뜻이셨고

원내대표 뵙고 말씀해주신대로 국가 혁신 위해서

여야가 같이 노력하자는데 마음을 합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성심껏 하겠다"고 답했다.

 

박 원내대표와 조 수석은 30여분 이야기를 나눴다.

새정치연합은 조 수석에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김기춘 비서실장과 얘기해서

세월호 특별법 처리 여부에 대해 답을 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밤 11시20분

박영선 원내대표를 만나고 연무관에서 나온 조윤선 정무수석은 승용차에 탑승해 연무관을 떠났고

의원들은 조 수석의 연락을 기다렸다.

당시 광화문 사거리는 경찰과 유가족들과의 대치가 계속 됐다.

새정치연합 30여명의 의원들도 비옷을 입거나 우산을 쓴채

도로에 앉아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렸다.

빗줄기는 더 굵어졌다.  

밤 12시

경찰은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에게 차벽을 풀고 길을 열어줬다.

국회에서 진행중이던 세월호 특별법 회의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종료됐다.

세월호 특별법 TF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기자들에게

"핵심쟁점을 좁히지 못했다. 지도부 결단에 달렸다"고 말했다.

여야 정책위원장과 세월호 특별법 TF간사의 협상은 사실상 종료됐다.

새벽 1시

조윤선 정무 수석이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했고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 참여했던 새정치연합 우윤근 정책위원장과 전해철 의원이 도착했다.

조 수석이 자리를 뜬지 약 1시간30분이 지났다.

새벽 2시15분

비가 거세지자 창성동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대기중이던

새정치연합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천막을 가져와 치기 시작했다.

이에 경찰들이 천막 설치를 제지했다.

 

이 와중에 경찰이 일부 의원과 당직자들을 밀어붙였고 일부 당직자들이 넘어지기도 했다.

경찰의 진압으로 천막 다리가 부러졌다.

설광섭 서울 종로경찰서장이 현장에 도착해 의원들에게 사과해 사태가 종료됐다.

새벽 2시40분

박영선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청와대 연무관에서 나왔다.

박 대표는 조윤선 정부수석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내용의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조 수석이 누구와 만났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1. 내일 반드시 대통령에게 오늘 상황 보고하겠다.

2. 대통령께 보고하고 저(박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하겠다.

3. 내일 여야가 협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새벽 3시30분

새벽 3시께 청와대에서 나온 박영선 원내대표와 남아있던 의원들은

조윤석 정무수석과의 회동 결과를 공유하고 3시30분 해산했다.

세월호 100일 야당과 유가족들의 요구는 장대비 속에 묻혔다.

25일 오후 3시 현재

이완구 새누리당 대표와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오전에 만나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논의했지만 현재까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장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참사를 7.30 재보선 선거 이용하지 말라"고,

 

유은혜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오늘이라도 여야가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해서

유가족들이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맞받았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맡아온 우윤근 새정치연합 정책위원장과 전해철 의원은

오후 4시께 기자회견을 열어 "이 시간 이후 세월호 특별법 논의는 (보상 문제를 제외하고)

진실 규명을 위한 법안(수사권)에 한정하여 진행하고,

28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서 진실 규명을 위한 특별법만을 통과시킬 것을

새누리당에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

세월호 참사 101일째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이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