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후진국에서 독재는 불가피" 주장도
야당 "망언에 분노…즉각 사퇴하라"
14일 국정감사 때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은 친북 정책"이라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유영익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에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후진국에서 독재는 불가피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유일의 국립 사료편찬기관 수장으로서 부적절한 역사인식이 잇따라 드러나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2월9일 서울 중구 정동제일감리교회에서
인터넷 매체 <뉴데일리> 부설 이승만연구소 주최로 열린 '제12회 이승만 포럼' 관련 동영상을 15일 공개했다.
유영익 위원장(당시 한동대 석좌교수)은 이 동영상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던 중
"박정희 대통령이나 이승만 대통령의 기초 작업이 없었다면 과연 경제 기적을 이룰 수 있었나 생각합니다.
정치학자들이 정직하게 후진국에서 독재라는 것에 대해 사실상 불가피한 것이 아닌가 하는
논의를 좀 해주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과 실정을 총체적으로 평한다면
적어도 '공7 과3'이고, 이승만의 독재는 불가피했다 혹은 필요악이었다라고 할 때는 그게 '공9, 공10'이 될 수도 있어요.
저는 이승만 대통령은 확신을 가지고 자기가 하는 일종의 권위주의적 통치가 불가피하고
오히려 한국 사람들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믿고서 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3·15 부정선거를 비롯한 이 전 대통령의 독재정치를 되레 일종의 업적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이 강연에서 유 위원장은 또 "한국 역사에 이승만만 한 인재는 거의 없지 않았는가. (중략)
이승만은 그 세종대왕하고 거의 맞먹는 그런 유전자를 가졌던 인물 같아요"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전날 열린 국사편찬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과거에 '김대중·노무현 전 정권은 좌파 정권'이라고 발언한 사실을 인정하며
"햇볕정책이 친북 정책 아닙니까?"라는 등의 말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 14명은 이날 유영익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유영익이 국편 위원장으로서 이 정권에서 할 일은 친일을 미화하고,
이승만·박정희 독재 정권을 찬양하는 역사를 집필하는 것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유 위원장이 망언을 하면서 지난 민주정부 10년을 욕되게 한 데 대해 분노하고 규탄하며,
역사 앞에 사죄하고 즉각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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