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동행》 2012년 10월호 중에서
석가모니의 제자 가운데 머리가 둔한 반특이 있었다.
하루는 반특을 안타깝게 여긴 형이 말했다.
“너는 어려운 것을 못 외우니 간단한 말부터 외워라.
따라 해 봐. 말과 생각과 행동을 악하게 하지 말고,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해치지 말고,
오직 바른 생각으로 공(空)을 보면 고통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반특은 이 말조차 외울 수 없었다.
그래서 자신의 우둔함을 탓하며 석가를 찾아갔다.
“저는 바보임이 틀림없습니다.
선생님의 제자가 되기는 틀렸어요.”
그러자 석가는 빙그레 웃었다.
“바보면서 바보인 줄 모르는 사람이 정말 바보다.
너는 스스로 바보인 줄 아니 정말 바보는 아니지.”
석가는 반특에게 비 한 자루를 주며
“먼지를 닦고, 때를 씻는다.” 라는 말을 들려주었다.
반특은 이때부터 그 말을 열심히 외우며 곳곳을 청소하고, 동료들의 신발을 씻었다.
그러면서 반특은 자기 마음의 먼지와 때도 씻어 냈다.
번뇌에서 벗어난 반특은 결국 큰 깨달음을 얻었다.
석가가 이를 보고 다른 제자들에게 말했다.
“어려운 말을 외우는 것만이 좋은 건 아니다.
아무리 짧은 말을 외우더라도 오직 그것에 열중해야 한다. 쉬운 일을 할 때도 그렇다.
보아라. 비 한 자루를 든 반특이 너희보다 먼저
깨우치지 않았느냐?”
글ㆍ월간 《행복한동행》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