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련도 약이다
'화아분화' 라는 것은
인위적으로
난의 꽃눈을 형성시키는 일을
뜻하는 말입니다.
자기가 태어난 곳이 아닌,
낯선 환경에서 자라야 하는 난을 꽃피우게하기 위해 쓰는 방법입니다.

보통의 난은 봄여름가을겨울을 거치면서 자연환경에 적응하고,
가장 적절한 시기에 꽃을 맺으며, 또 가장 적절한 시기에꽃을 피웁니다.
그러나 자생지가 아닌 인위적인 환경에서
자라야 하는 난들은 일일이 사람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이때 화아분화를 하면 좋은 꽃을 피우게 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난에게 어떤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좋은 꽃을 피우게 할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그저 평소보다 더 자주 들여다보고,
물을 주고 햇볕을 쪼이게 하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그렇지않습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난이 자라는 환경과 조건을 부러 악화시켜 가면서
자극을 주어야만 합니다.
가령, 물을 주는 시기를 두세 번 건너뛰어 목이 마르게 하고,
햇볕도 필요한 양보다 훨씬 더 많이 주면서난을 혹사시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일부러 강한 햇볕을 쪼이고,물을 주지 않아 시들게 하면
난은 숨겨 두었던 생존 본능을 발휘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바로 이런 극한의 상황에서꽃눈을 올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난을 고생시키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느끼게 되고,
자손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꽃눈을 만드는 거라고 말입니다.
가끔 한번씩은 시들게도 하고,
볕도 많이 주어 시련을 겪게하면사람 사는 세상에서도
시련을 통해 더욱 강건해지는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화아분화의 힘이 나의 내면에도 숨어 있다는 것,
그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바닷가 언덕에서 오랜 세월을 살아온 후박나무는
키가 자라는 대신 몸집이 자랐습니다.
왜냐하면 바람을 피하기 위해 몸을 구부리면서자라나는 것입니다.
시련이 오면 그것을 피해가는 방법을 배우며 성장합니다.
시련은 쓰지만 ,
그 끝은 꿀맛처럼 달콤하게
오기도 한다는 걸 기억해 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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