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문학 (15)]/˚♡。-영상·낭송시

그해 가을은 참 따뜻했었는데 / 松谷 조덕현(낭송_고은하)

또바기1957 2010. 9. 7. 18:49
        그해 가을은 참 따뜻했었는데 松谷 조덕현(낭송_고은하) 회색빛 보도블록 위로 단풍잎 찬바람에 흐드러져 날리고 네온사인 위로 달빛이 고개를 내밀며 그해 가을은 참 따뜻했던 추억이 한껏 여미었던 옷깃을 녹여주고 있다. 고향의 앞산 초가을 하얀 달이 배가 만삭이 되어올 때쯤이면, 어머니는 올망졸망 4남매를 데리고 윤씨네 선산으로 솔잎을 따러 가셨다. 내주먹이 클까 도토리가 클까, 동생과 나는 도토리를 줍고 산 아래로 저 산 너머로 눈이 가는 형과 누이는 어머니와 솔잎을 따고 이제나저제나 침 흘리며 기다리던 어머니의 몸 베 허리춤에 매달린 국방색 전대주머니 속 누런 싸라기 개떡 배부르다 손도 안 대시던 눈물의 그 콩 개떡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거름이 되어서야 솔잎 한 자루 도토리 한 됫박을 이고 지고 손나발을 불며 집으로 돌아올 때면 왜 그리도 길옆 무덤이 그렇게 무서웠는지 또 왜 그리도 성황당이 그렇게 무서웠는지 그래도 그해 가을은 참 따뜻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