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强笑)
勿作有意强笑, 勿生無故激惱. 須防先事多疑, 須慮後時徒悔.
물작유의강소, 물생무고격뇌. 수방선사다의, 수려후시도회.
-이덕무(李德懋, 1741-1793), 《사소절(士小節)》
뜻을 감춘 억지 웃음은 짓지를 말고,
까닭 없이 격분하지도 말라.
모름지기 일에 앞서 의심 많은 것을 막고,
훗날 한갓 후회할 것을 염려하라.
자료출처 鄭 珉 한문학
속에 감춘 뜻을 품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웃는 체 한다.
눈 앞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 좋게 웃고는 있지만
속에는 남 모르는 꿍꿍이 속이 있다.
그러다가 까닭 없이 격분하여 종내는 일을 그르친다.
겉으로 웃은 것은 내가 제 편임을 상대에게 믿게 하려는 것이요,
느닷없이 화낸 것은 그것이 간파 당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큰 일을 앞에 두고
자꾸만 생겨나는 의심 때문에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가 없다.
혹시 사기를 당하지는 않을까?
다른 속임수가 있는 것은 아닐까? 미적거리다가 결국 기회를 놓치고 만다.
지나고 나면 후회할 일을 늘 하며 사는 인생이다.
잠시만 돌아보면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싶은 일도 그때는 보이지 않는다.
내 삶 속에서 속을 숨긴 웃음, 까닭 없는 분노,
일에 앞선 의심, 다음 날의 후회 같은 것을 걷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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