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수초 공략
겨울 수초는 붕어의 안방이다.
필자는 동절기 낚시에서는 수초 속에 붕어가 있다고 표현한다. 동절기의 붕어는 넓은 범위를 회유하지 않고 수초가 있는 특정지역에 주로 안주하면서 제한된 먹이활동만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겨울철의 수초는 붕어의 안방역할을 한다.
따라서 겨울철 붕어낚시는 수초공략을 기본으로 해야만 하는데, 이번에는 이러한 겨울철 수초공략 요령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겨울철 낚시터환경의 변화
겨울철에 낚시터에 나가보면 극도의 갈수상태이거나(바닥준설, 제방공사, 동절기 제방보호 목적 등), 얼음으로 덥혀있거나(중부지방은 두꺼운 얼음, 남부지방은 살얼음), 정수수초가 삭아 누워서 수면을 덮고 있는 형상을 보인다.(침수수초나 부엽수초는 삭아서 소멸된다)
이러한 낚시터 환경의 변화는 우리에게 낚시 방법을 달리할 것을 요구한다.
우선 극도의 갈수상태를 보이고 있는 곳의 연안 수초는 이미 드러나 있게 되고 제방 앞에 웅덩이처럼 물이 남아있는 곳은 수초가 거의 없다. 그러나 이런 곳은 이렇게 갈수상태일 때 호조황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동절기 은신처가 사라지면서 물이 급격히 줄어드는데 대한 위기의식을 느낀 붕어들이 땅을 파고 들기 전 마지막 순간까지 생존을 위한 섭이활동을 하기 때문이며, 수면적 감소로 인한 서식밀도 또한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얼음이 얼어있다면 얼음을 극복하는 낚시를 구사해야 한다. 얼음은 수면을 덮고 있으면서 수표면의 바람을 막아주고, 햇볕에 의해 수온을 올려주는 하우스 역할을 하여 수중 붕어에게는 오히려 활동을 가능하게 해 준다. 그러므로 얼음이 낚시에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므로 두꺼운 얼음이라면 얼음낚시를 하고, 살얼음이라면 얼음이 녹기를 기다려서 낚시를 구사하면 된다.
다음은 수초가 삭아 누워서 수면을 덮고 있거나 하절기의 수초가 삭아서 소멸된 경우인데, 이때에는 수초의 종류와 분포형태에 따라서 적절한 기법의 낚시를 구사해야 한다.
여기에서는 수초를 공략하기 위한 기법 중 수초를 공략하는 행동요령을 중점적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수초의 분포와 공략 요령
넓은 분포의 수초밭일 때는 수중 턱과 회유 공간(회유접근로)을 고려하여 공략한다. 바닥을 점검해 보아서 연안준설을 했거나 물길을 파낸 곳이 있다면 그 주변의 가장자리에 연하는 둔덕(상대적 수심이 낮은 곳)에 찌를 세운다. (그림1)
무더기 수초가 형성된 곳이라면 그 수초의 중심부를 공략한다. 다른 곳에는 수초가 없고 수초 무더기가 특징적으로 발달해 있는 곳이라면 그 수초더미 가운데에 붕어가 안주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따라서 수초 가장자리 보다는 수초더미 가운데에 찌가 서도록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림2)
연안 수초만 있을 때는 연안 수초의 선을 공략한다. 저수지나 수로에서 띠를 두르듯이 연안으로만 수초가 발달해 있다면 붕어가 먹이활동을 위해서 접근하는 선이 연안 수초선이 된다. 따라서 연안 수초와 나란히 찌가 서도록 하거나 혹은 수초선의 약간 안쪽에 찌가 서도록 공략하는 것이 좋다. 특히 좁은 수로에서는 맞은 편 수초 선에 찌를 세우는 것이 유리하다. (그림3)
수초 종류별 공략 요령
0 갈대
갈대는 겨울철이 되어도 삭아서 눕지를 않는다. 잎은 일부 삭아서 물에 닿아있으나 줄기는 오히려 더 강해져서 물속에 서있다.
이러한 갈대밭을 공략할 때는 너무 밀생한 곳은 피하고 약간 듬성한 곳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너무 밀생한 곳은 우리가 낚시를 구사하는데도 지장이 많을 뿐만 아니라 큰 붕어도 몸을 스치면서 좁은 공간을 뚫고 접근하는 것을 꺼려하여 좋은 붕어를 만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러므로 갈대밭을 공략할 때는 약간 듬성한 곳을 공략하거나 무더기의 주변 혹은 물골이 형성된 가장자리 쪽에 찌를 세우도록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리고 갈대 분포가 넓게 된 곳 보다는 작은 무더기를 이루고 있거나 연안에 띠를 두르고 발달한 갈대를 공략대상으로 하는 것이 좋다. (그림4)

0 부들
부들은 눈이 쌓였다가 녹고 나면 원줄기 일부만 서있고 대부분의 줄기와 잎은 삭아 눕는다. 그리고 부들의 줄기와 잎은 표피가 두텁고 부드러워서 물벼룩 등의 수생생물이 기생하기를 좋아하여 겨울철에도 붕어의 먹이 감이 비교적 풍부한 특징이 있다. 또한 삭아 누운 부들의 잎은 붕어의 이불역할을 잘 해주므로 겨울철 붕어가 안주하기에 적절한 환경을 제공한다. 따라서 겨울철 수초 중에서 부들이 가장 유망한 포인트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부들을 공략할 때는 삭아 누운 부들의 포기 사이에 나있는 작은 구멍을 직접 공략하는 것이 좋다. 부들의 안 쪽 포기에 기대어 붕어가 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삭아 누운 부들 잎의 사이사이 작은 눈구멍이 나있는 곳은 부들의 포기와 포기 사이가 된다.
부들의 경우는 갈대와 달라서 듬성한 곳 보다는 밀생한 곳이 주요 공략 포인트가 된다. 특히 공간이 많은 부들 사이는 잔챙이 붕어나 잡어류가 활발한 입질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도 서식환경이 좋기 때문이다. (그림5)
0 줄풀
줄풀은 전체가 삭아 누워 수면을 덮는다. 이러한 줄풀 잎은 부드럽고 유기질이 많아서 수서곤충이 많이 서식하므로 붕어가 즐겨 파고드는 수초중 하나다. 또한 부들과 같이 붕어의 따뜻한 이불역할을 잘 해 준다.
이러한 줄풀을 공략할 때는 삭아주운 줄풀 잎의 작은 공간 구멍에 찌를 세우는 요령으로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줄풀은 두세 포기만 삭아 누워있어도 붕어가 파고들므로 빼놓지 않고 공략하는 것이 좋다.
다만 늦겨울로 가면서는 물 떼가 심하게 끼는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많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림 6)

0 연
하절기 동안 전 수면을 덮고 번성하던 연은 잎이 다 삭아서 소멸되거나 바닥에 침전되고 줄기만이 수면 혹은 수중에 있게 된다. 이러한 연밭은 사실상 하절기에 잎이 번성할 때는 전역이 붕어의 은신처가 되고 먹이활동을 할 여건이 되므로 연안낚시 여건이 오히려 불리하나 겨울철이 되면서는 연잎이 다 사그라지고 연안 수초와 어우러져서 붕어의 은신처를 제공하게 되며, 특히 침전된 연잎에 의해서 일조량에 의한 연안의 수온 상승이 빨라져 플랑크톤 생성이 활발하게 되므로 겨울철 연안 낚시에 좋은 포인트를 제공한다.
이러한 연밭을 공략할 때는 연 줄기와 줄기 사이에 찌를 세운다. 특히 연과 함께 기타 수초가 어우러져 있다면 그 포인트는 최고의 포인트가 된다.(그림7)
0 뗏장수초(바랭이)
겨울철 뗏장수초는 잎과 줄기가 일부 삭아서 내려앉고 나머지는 수면을 덮고 있게 된다. 여름을 지나서 가을까지 물의 환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가스현상이 발생했던 뗏장수초도 겨울철이 되면 가스현상이 없어진다. 따라서 겨울철의 유망한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뗏장수초를 공략할 때는 뗏장수초 무더기 사이 좁은 공간이나 수면을 덮고 있는 뗏장수초 중간에 조심스럽게 좌우로 벌려 구멍을 내어 찌를 세우는 요령으로 공략한다.
뗏장수초 사이에 다른 정수수초가 조금이라도 혼재한다면 그곳은 특급 포인트가 된다. (그림8)
0 침수수초
말풀류 등의 침수수초는 겨울에는 다 삭아서 소멸되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겨울을 나는 동안 이미 바닥에서는 침수수초의 새순이 움을 터서 자라 오르고 있으며, 이러한 침수수초의 새순은 붕어가 좋아하는 은신처가 될 뿐만 아니라 선호하는 먹이 감이 된다. 그래서 새순이 자라 오르고 있는 장소가 겨울철 유망한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침수수초를 공략할 때는 가급적이면 수중에 침수수초의 삭은 무더기가 침전되어 있으면서 새순이 바늘에 걸려 올라오는 곳을 더듬어 찾아서 찌를 세우는 것이 좋다.
특히 겨울철에도 새순에 의해서 찌가 잘 안서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곳은 피하지 말고 공략해야 한다. (그림9)
겨울철 수초 공략 시에 유의할 사항
0 겨울철 수초는 함부로 제거하지 않는다.
겨울철 붕어는 제한된 범위만을 활동하며 한 번 빠져 나가고 나면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하절기와 같이 용감하게 수초를 제거하려 하지 말고 조심스럽게 수초가닥을 좌우로 헤치고 찌를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가능하다면 그대로 두고 공략하는 것이 좋다.
0 물색은 필수 고려 사항이다.
아무리 수초가 잘 어우러져 있더라도 물이 샘물과 같이 맑은 곳이라면 좋은 포인트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수초가 덜 발달해 있더라도 물색이 좋은 곳이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