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문학 (15)]/˚♡。-영상·낭송시

[스크랩] 序詩

또바기1957 2008. 7. 12. 04:31



序詩


 

한 생명의 탄생

또 하나 사람의 형태가 공기를 마시기 시작할 때

 

그건

분명 천지가 개벽할 일이지만

자연은 너무 도도하구나.

 

그렇게 우리는 참으로 자연스럽게 이 세상에 왔다.

 

그러나

그토록 자연스럽게 온 줄도 모르고

그냥왔다.



 

그저 아득한 형상으로 눈이 생기고

울음을 토하면서 내가 여기 왔노라고 한 것마저도

모르고 왔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올 때

이런 세상이 있는 줄은

전연 모르고 왔다.

 

우리가 저 세상으로 갈 땐

어떤 세상이 또 기다리고 있을까?

 

어떤 일들이 황망히 길고 짧을까.

 

우리가 이 세상에 나올 때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 원인이 되어 태어난 줄은

더욱 모르고 왔다.

 

우리가 저 세상으로 갈 땐

무엇이 원인이 되어 그곳으로 갈까.

 

한 줌의 흙은 무엇이며

저곳은 어디인가

 

우리가 이세상에 와서

내가 되었을 때 코 앞에

엄마 아빠의 사랑이 기다리고 있는 줄은

정말 몰랐다.

 

우리가 저 세상으로 갈 때

그 곳엔 또 누가 기다리고 있을까.

 

엄마 아빠의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이

지금부터 기다리고 있을까.

 

그러나 이 세상의 긴 목숨보다

그곳엔 더 가기 싫구나.

 

아무것도 모르고 왔듯이

아무것도 모르고

어차피 가야 할 바에야

 

사는 동안 하나도 빼지 말고

하나라도 놓치지 말고

열심히 살자

 

기억에 감았다가

그 곳에서 다시 갖게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괘씸하도록 뚫어지게 보자.

 

그래서 그중에

다행이 진실한게 하나라도 있다면

 

그건 꼭

먹고서 살자.

 

거기에는 여기 같이 복잡하지 말고

간단했으면 좋겠다.

 

 

魄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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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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