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녀는 모르는 걸까요? 자기가 나를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막 대하면 다른 사람도 나를 막 대하고,
그럼 결국은 자기도 아무렇게나 하찮게 대해도 되는 남자의 여자친구가 된다는 걸, 왜 모르는 걸까요?
한 두 번도 아니고, 이젠 정말 마음의 결정을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어제 그녀가 회사 동료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왔어요. 그 중 얼굴이 하얗고 초록색 스커트를 입은 동료 분이
"극장에서 일하시면 좋겠어요. 개봉영화마다 다 보고"
그러면서 볼만한 영화를 한 편 추천해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며칠 전에 보면서
'나도 저런 사랑을 한 번 해 보면 좋겠다'
하고 부러웠던 영화 한 편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옆에 서 있던 그녀가 대뜸 이러더라구요.
"남자가 그런 영화만 좋아하니깐..지지리 궁상이지"
그래도 여기까지는 괜찮았어요, 늘 그러니까요. 문제는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 또 무시하는 투로 이러는 거예요.
"우리 맛있는거 사 줄거야? 돈 있어?"
그래서 제가 얼마 전에 월급 받아서 있으니까 걱정 말라고 그랬어요. 그랬더니,
"너무 무리하지 마. 월급도 얼마 안 되면서"
동료들 앞에서 참 너무 하더라구요. 근데 이걸로 끝난 게 아니에요, 그날 집에 바래다주면서 하도 비참해서..제가 그랬어요.
"넌, 내가 그렇게 우습니?"
그랬더니 그녀가 하는 말이,
"누가 뭐가 우습다는 거야? 너 그거 자격지심이다"
그녀는 제가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영화 속에서 산대요. 그러면서 이제 그만 현실로 나오라고 그러더군요.
아마 은행을 다니는 그녀에겐 적금 통장 하나 없이 사는 제가 참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더라구요.
매표소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는 극장 안의 이 많은 커플 중에 저만큼 연인에게 무시당하며 사는 사람이 또 있을까요?
'연인석'이냐고 확인을 하고, 표 두장을 사는 이 여자는 남자친구에게 참 친절한 것 같아요.
남자가 늦었는데도 천천히 조심해서 오라고 전화를 받는 걸 보면, 아마 그렇겠죠?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와 전 맞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우리가, 처음 어떻게 만나 사랑을 하게 됐을까요?
오늘 그녀는 만나면..헤어지자고 해야겠어요. 부디 제 결심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BCMT 美皇(미황)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칭찬이 하늘에 닿을만큼 자신의 연인을 치켜 세워 주라고 자신의 연인이 존중 받을때 자신도 존중 받게 되는 거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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