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햇살이 환하게 비추고있는 창가 옆자리에 검은색 정장 차림에 비교적 짧은
스커트 사이로 곧게 뻗은 두다리중 왼쪽 다리를 오른쪽 무릅위에 포개고
약간은 거만한 자세로 앉아있는 여인이 눈에 들어온다.
"오우!잘 빠졌는뒈~ 혹시 쟤 아닐까??"
(내 복에 무슨 쩝! 그래도 혹시)
"여보세요 커피숍이죠? 손님중 송아무개 씨 부탁 합니다."
"녜 잠시 기다리십시오~"
이층 기둥 뒤에 껌딱찌 마냥 바짝 붙은체 아래층 커피숍의
카운터 주변을 유심히 살핀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미끈한 다리를 가지고 있던 그녀가 일어서서
카운터로 향하는 모습이 보인다.
"오예~! 시임부와따~!"
드넓은 세상 여기저기 쓸만한 퀸카 하나를 찾기 위해
무수히 널려있는 폭탄과 지뢰밭을 꿋꿋하게 헤쳐나온
내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구낭~~ 감동의 눈물까지 피잉 돈다.
(으흐흐흐~ 우캬캬캬~)
기둥 뒤에 붙어 궁시렁 거리며 키득대는 모습을 사람들이 지나치며
힐끗 거리며 중얼 거린다.(미친늠!)
"여보세요..전화 바꿨습니다."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듯한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이쁘면 모든게 다 아름다워 보이고 들리는거다.
"아!안녕하십니까? 저 거시기 입니다.차 가 밀려 약간 늦을거 같아
연락 드렸습니다.약 오분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놀구 자빠졌눼~ 윗층에 있음시롱~)
"녜~ 괜찮습니다."
짤막하게 통화를 마친 그녀가 갑자기 무언가 캥기는게 있는듯
고개를 들어 사방을 휘둘러본다.
급히 몸 을 기둥 뒤로 숨기려다 안경을 기둥에 부딪힌다.
또 한차례 눈물이 핑 돈다.
(헉!애 이제 보니깐 선수자노~ 아고 아포라~ @@)
그녀가 자리로 돌아가 조금전 보다는 약간은 다소곳한 자세 즉
꽈배기←(우리카페 산 회원을 뜻하는게 절대 아님) 처럼 꼬았던
다리를 풀어 가지런하게 놓는다.(오메 이뿡그~)
도대체 어디 숨어있다 인제서야 나온거니~ 문디~ 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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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 부터 십오륙년전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무렵
어느 누군가의 소개로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누구의 소개 인지도 모를만큼 그해 나는 검나게 바빴었다.
맞선에 대기록을 세우기 위하여 그래서 기네스북에 올리기 위해
시간만 나면 맞선을 보러 다녔었다.
헌데 이 맞선 이라는게 참 그렇더라..
오늘 보면 어제 봤던 여인이 더 나은거 같고 내일 보면 어제 즉 오늘의 여인이
훨씬 나아 보이고..그것뿐인가..
내가 마음에 들면 "퇴짜" 맞고..
"에이씨 별로네 싫어" 하면 줄기차게 연락 오더라..
급기야 조카들이 뜻을 한데모아 "삼결추위" 를 창단 하기에 이르렀으며
오늘 이 여인 역시 조카들 중 (누군지 모림) 하나가 다리를 놓은거였다.
역시 젊은이들의 보는 눈높이가 내 눈 높이와 딱 맞았던가 보다.
진작 조카들에게 부탁 했더라면 맞선 볼 때 들었던 최소한 음료값 이라도
굳힐 수 있었을텐데.. (졸라 아깝눼~)
여기서 잠깐 "삼결추위" 란?
* 삼결추위 : 삼촌 결혼 추진 위원회
어깨에 힘 빡 주고 최대한 아랫배의 군더더기를 가슴으로 모은체
층계를 내려가고 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 몇군데 있다.
곧바로 그녀가 앉아 있는 곳으로 직행 한다면 그 판은 깨지게된다.
그럼 어케 해야 하는데..?
일단 카운터로 가서 잠시 버벅 거려준다.
조금전 통화했던 뇨자의 위치를 묻는다거나..
카운터에 양손을 모으고 다소곳하게 서있는 서빙 직원에게
"아따 니 뻐드렁니 이뿌다 잉!" 하며 간단하게 인사 정도를 해줌으로서
조오기 앉아있는 그리고 이곳을 유심히 바라보고있는 뇨자의 머리속을
한바탕 휘저어줘야 한다.
"자주 커피숍을 이용하는 사회활동이 강한 머스마로구나" 하는 그래서
저 머스마랑 어케 잘 된다면 굶어 죽진 않겠구나 하는
안도감을 갖게 하는거다.
(사실 당시 허구헌날 여기와서 살았었다.
심지어는 휴일날은 이곳으로 출근을 했었다.
그리고 줄줄이로 맞선을 보았었다.
어느날 부터인가 맞선 보는걸 중단 했을때
커피숍은 문 을 닫게 되었다.
망했다는 야그다.
왜!내가 커피를 안팔아주니까~)
맞선 자리에서의 이성간의 일문일답은 거의 거기서 거기였던걸로 기억 한다.
직업이 무엇이며 취미가 무엇인지 혹시 술 은 드시는지 그러면
주량은 어느 정도 되는지,술 마신 후 주사는 없는지 등등
그녀가 질문을 하였다.
"쉬는날 비 가 와서 낚시를 가지 못하게되어 집 에 계시면 무얼 하세요?"
(월래리 비 와도 가는디~)
"글쎄요"
(된장 집 에 있어 본적이 있어야쥐~)
"전 가정적인 분들이 참 좋던데~"
차암 묘~한거 같다.
오가던 대화에 약간 기스가 나게되면 지금껏 "뿅" 가게 하던 모습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평소 얼굴에 전혀 신경 안쓰시나봐요?"
(아띠 또 무슨 염장 지를라구 그러는겨~)
"모공두 많이 넓은거 같구요..작은 점 도 제법 있구요.."
아니 모 이런게 다있노~ 아가 우리 오늘 첨 만난거거덩
아까 멀리서 봤을땐 제법 근래에 보기드문 외모인거 사실 인데
가까이서 보니깐 모 별로거덩 글구 나 시력 안좋아서 안경 낀거 아니거덩
나 시력 무쟈게 좋아 시력 보호 안경이야 이거~
어구 니가 무슨 스물여덟이야~ 저 눈가에 자글거리는 주름좀 봐~
그나저나 무슨 화운데이숀으로 공구리를 쳐논겨 머여~ 글케 두툼하게 입히면
얼굴 안무겁나~ 무슨 얼굴 가지구 따닥 거리느냐구 따닥 거리길~ 띠밸~
그러구 제일 중요한 건데 너 이야기는 가정부 구하러 나온 사람 같거덩
신성한 맞선 자리를 욕되게 하지말구 해 저물기전에 후딱 돌아가~
그냥 여느때 와 마찬가지로 선 한번 더 본거로 생각 하려 했다.
그래서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을 때 당당하게 집전화 번호를 알려줬다.
(원래 처음 만난 사람 집에는 연락 잘 안하걸랑 아니 못하지~ ㅋ)
그런데 다음날 저녁이던가 퇴근 후 저녁식사 후 낚시가방 정리를 하고있는데
"야!거식아 전화 받아라~ 송아무개 라고 하는데 여자 같으다~"
"누구라구요?"
"친구라는디~"
(힉!아니 이뇬이 미칫나~ 어따 전화를 하구이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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